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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모 비아토르 Nov 07. 2022

흔들리더라도 부러지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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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을 느끼는 사람마다 개별적이고 특별하다. 내가 느끼는 불안 역시 개별적이고 특별한 상황이다. 똑같은 상황에서 나는 괜찮은데, 타인은 불안을 느낄 수 있다. 그것은 개인의 경험, 생각, 감정 등에서 불안을 다르게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안을 가지고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없다. 상대가 느끼는 불안을 내 기준으로 비난이나 충고할 수 없다. 타인이 느끼는 불안은 그들에게 진짜이고 실제이다.


나에게 불안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고, 안개처럼 뿌옇게 흐려져 앞을 가늠할 수 없는 미래이다. 때로는 예기치 않는 갑작스러운 상황이 불안을 더 자극한다. 인생은 원래 통제할 수 없고 불확실하며 불안정하다. 세상에 확실한 것은 없다. 지금 확실한 것도 여러 변수에 따라 불확실해진다. 한마디로 인생에서 어느 상황에서 안전지대라고 느낄 수는 있어도 영원한 안전지대는 없다는 의미이다.


오늘 나에게 불안을 자극하는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변화’에 관련된 책을 찾아보기로 했다. 지난달 변화의 두려움에 대해 글을 쓰면서 눈에 띄는 책이 있어 도서관에서 대출했다. 아직 책의 몇 페이지를 채 넘기지 않은 상황이라 이번 기회를 통해 자세히 들추어보기로 했다.


베르벨 바르데츠키가 저자인 ‘버려야 할 것 남겨야 할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처음이라고 생각하고 저자 소개를 읽었다. 아주 익숙한 책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따귀 맞은 영혼’이었다. 20대 시절 한참 상처 입은 자아에 대해 고민하며 읽었던 책인데, 그 책의 저자가 이 사람이었다. 20년 가까이 내 기억에서 잊혀갔던 그 책을 떠오르게 했고, 이 책 역시 변화의 두려움에 대한 심리학적 접근과 방향을 안내해 줄 것 같아 기대가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는 독립된 개체로서 자신의 삶에 책임을 지게 된다. 부모와 살던 집을 떠나 친구와 사귀고, 사랑하며, 결혼에 골인하여 아이를 낳는다. 어떤 것은 매우 쉽게 이루어지지만 어떤 일은 불확실하고 긴장의 연속이다.

새롭게 시작하는 모든 순간은 과거의 나와 이별하고 삶의 기회를 넓히는 변곡점이 된다.

즉, 익숙한 것과 생소한 것, 지나간 일과 새로운 일, 안정과 변화 사이에서 끊임없이 방황하는 것이야말로 인생이다."

-버려야 할 것 남겨야 할 것 中에서


저자는 불안을 느끼지 말라거나 불안은 나쁜 것이라고 설득이나 충고하지 않는다. 불안은 지나간 일과 새로운 일, 안정과 변화 그 사이에 늘 존재한다. 불안을 느끼는 건 당연한 감정이고 불안을 느낄 때 건강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습득하는 것이 중요 포인트이다.


“불안할수록 무언가를 더욱 움켜쥐게 되겠지만 때로는 놓아주어야 비로소 두 손이 자유로워진다.”

오래된 것이 주는 안정감은 달콤하다. 하지만 과거에만 머무르는 사람은 변화가 닥쳐오면 큰 심리적 타격을 받고 휘청거리다 결국 무너진다. 반대로 어떤 사람은 상황에 금세 적응하여 중심을 잡는다. 그 차이는 변화를 대하는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 당신이 새로운 것에 적응하지 못하는 건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버려야 할 것과 남겨야 할 것을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은 변화에 휘둘리지 않는다. 도전적인 성격이 아니라고 해서, 나이가 많다고 해서 좌절하지 마라. 흔들리더라도 부러지지 않으면 된다. 마음이 단단한 사람은 언제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 -버려야 할 것 남겨야 할 것 中에서


불안할수록 더 치밀하게 계획하고 통제하려고 한다. 그러나 저자는 불안할수록 분별력을 요구한다. 버려야 할 것과 남겨야 할 것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시점에서 놓아져야 할 것은 무엇이고, 꼭 간직하고 가야 할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 옛날부터 소유했다고 해서 계속 소유할 필요는 없다. 시간과 공간의 변화에 따라 이전의 소유가 지금은 불필요하게 된다. 상황은 계속 바뀌고 그 상황에 따라 우리는 계속해서 버리고 남기는 작업을 해 나가야 한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이 문장을 마음에 담고 살아간다면 조금 더 불안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지 않을까? 나만 봐도 영원하지 않은 것에 영원할 것이라 착각하며 그것을 부여잡으려고 한다. 망상인가? 허상인가? 그냥 왜곡되게 믿고 싶은 거겠지. 왜곡되게 믿으면 거짓된 평안이 잠시나마 위안을 니까.


마지막으로 변하는 세상에서 나도 유연하게 변하길 꿈꾼다. 불안할수록 인생에서 버려야 할 것과 붙잡아야 할 것을 제대로 분별하며 스스로에게 힘과 위로를 주었으면 좋겠다. 불안은 나와 세상을 더 유연하고 건강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키울 수 있는 감정이다. 그 불안을 벗삼아 오늘도 익숙한 것과 생소한 것 사이에서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며 방황하는 인생을 살아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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