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loe Nov 15. 2024

Aged Film

from Saipan

    오래 보관해둔 필름으로 담은 풍경이 눈으로 본 것과는 사뭇 다른 색감으로 표현되었다. 

시간 속에 잊고 있던 필름은 바랜 색을 입고 빈티지한 톤을 만들어냈다. 눈이 시리도록 맑았던 사이판의 하늘은 꿈결 같은 공간이 되었고, 선명히 피어올랐던 벚꽃의 핑크빛 역시 어딘가 낯선 빛으로 돌아왔다.


    며칠 전의 사진인데도, 색감 덕분에 마치 오래된 기억을 꺼내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익숙한 풍경이 다른 결로 나타나면서, 마치 그 시간을 다시 여행하는 듯했다. 의도치 않은 색의 변주는 예상치 못한 세계로 이끌어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하게 한다. 어쩌면 나에게 필름사진의 매력은 바로 이런 뜻밖의 아름다움에 있을지도 모른다. 완벽한 구현이 아니더라도 셔터를 누르는 순간을 기억하게 해주는 것. 

그래서 나는 계속 필름사진을 손에 쥐게 되나 보다.






#필름사진 #풍경사진 #빈티지필름

작가의 이전글 From Exposure to Emotio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