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먹을 것 없는 ‘소문 잔치’

누가와 함께 걷는 기다림 (21)

by 교회사이

기다리며 읽는 누가복음서, 대림절 세 번째 주 토요일


“몇몇 사람들이 성전을 가리켜서, 아름다운 돌과 봉헌물로 꾸며 놓았다고 말들을 하니,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가 보고 있는 이것들이, 돌 한 개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다 무너질 날이 올 것이다.’ 제자들이 예수께 물었다. ‘선생님, 그러면 이런 일들이 언제 있겠습니까? 또 이런 일이 일어나려고 할 때에는, 무슨 징조가 있겠습니까?’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너희는 속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많은 사람이 내 이름으로 와서 말하기를 ‘내가 그리스도다’ 하거나, ‘때가 가까이 왔다’ 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을 따라가지 말아라. 전쟁과 난리의 소문을 듣더라도 두려워하지 말아라. 이런 일이 반드시 먼저 일어나야 한다. 그러나 종말이 곧 오는 것은 아니다.’ . . .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너희는 참고 견디는 가운데 너희의 목숨을 얻어라.’” (누가복음서 21:5-19)


새로운 가족의 탄생.jpg photo by noneunshinboo


‘소문난 잔치’에는 내가 먹고 싶은 것은 없어도 그나마 허기를 조금 달랠 것들은 있습니다. 그러나 ‘소문 잔치’에는 먹을 수 있는 것이라곤 아예 없습니다. 오히려 먹으면 안 될 것들, 먹으면 아플 것들, 먹으면 죽을 수 있는 것들로 가득합니다.


소문은 아무리 먹어도 배가 불러오질 않습니다. 갈증만, 허기만 더 느낄 뿐입니다. 찾아 먹고, 사서 먹고, 뺏어 먹고, 그러다 나중엔 아예 내가 소문을 만들어 먹습니다. 혼자 먹기 아깝다며 인심 쓴다며 나와 같이 너도 먹고, 그러다 가까운 이웃, 먼 이웃할 것 없다며 함께 나눠 먹습니다. 어느새 우리는 소문의 소비자에서 생산자가 됩니다.


‘내가 그리스도다’, ‘내가 예언자다’, ‘내가 그 때를 안다’, ‘그 때가 지금 가까이 왔다’, ‘저기 전쟁이다’, ‘여기 난리가 곧 날 것이다’, ‘드디어 종말이 온다, 곧 온다, 아니다, 지금이다’ . . .


모든 소문에 일일이 반응하기에도 점점 지칩니다. 그냥 ‘그러려니’ 하려니 그것도 쉽지 않습니다. ‘아니려니’ 해도 때로 조금은 정말 같고, 약간은 사실 같고, 그럴 수도 있겠다 싶고, 해서 왠지 조금씩 불안해집니다. 시절이 하도 수상하니, 홀로 푸르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혼자 남겨질까 두려운 마음도 솔직히 있습니다.


서로 놀라며 걷는 길 1.JPG photo by noneunshinboo


“두려워하지 말아라.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너희는 참고 견디는 가운데 너희의 목숨을 얻어라.”


그래서 믿음의 길은 함께 가야 합니다. 세차게 불어오는 소리 소문들을 혼자 맞서 견디기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함께라면 한결 수월할 것입니다. 줄서 함께 맞는 불주사*는 그럭저럭 맞을 만하고 참을 만합니다.


소리 소문도 없는 ‘소문 잔치’가 많아도 참 많습니다.


그러나,

그 사이를 뚫고 ‘기쁜 소식’은 우리에게 왔고, 지금 오고 있습니다.


“주님은 나의 편이 되시어 나를 도우시는 분이십니다. 주님은 나의 능력, 나의 노래, 나를 구원하여 주시는 분이십니다. 내가 주님께 몸을 피합니다. 주님, 간절히 바라오니, 우리를 구원하여 주십시오. 주님, 간절히 바라오니, 우리를 형통하게 해주십시오. 아멘.” (시편 118:8, 14, 25)


* 불주사(注射), 결핵 예방 주사의 주삿바늘을 알코올 불에 소독하여 접종하던 것을 빗대어 이르던 말.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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