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만남 현아현
그럼 혹시 한국으로 가보고 싶으신 건가요?
저는 중국에 가보고 싶어요. 중국 마켓이 굉장히 빠르게 발전하고 변하는 시장이라서 한번 가서 살아보면 느끼는 게 많을 것 같아요.
혹시 회사 생활 외에 하시는 다른 활동도 있으신가요?
세컨드 잡이나 사이드 프로젝트는 없고요. 친구들 만나서 커피도 마시고 쇼핑도 하고 박물관도 가고 평범하게 사는 것 같아요
학생 때와 직장인이 된 지금의 프랑스 생활을 비교해 보시면 어떠세요.
지금이 훨씬 좋죠 왜냐하면 돈을 버니까요(웃음). 여가 생활의 질이 굉장히 달라지고 또 학생 때는 아무래도 경계가 모호한 느낌이 있었거든요. 주말에도 과제가 있으면은 이걸 해야지 이런 게 있었는데 지금은 일이 아무리 바빠도 주말에는 쉰다. 이런 생각이 있다 보니까 아무래도 좀 더 삶의 질이 높아진 느낌이 많이 들고요. 사람들이 학생 때를 그리워하게 된다 하던데 아직까지 그런 건 없어요. 지금까지는 회사 생활이 더 재밌는 것 같습니다.
타국에서 생활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한국이 그리워지는 순간들이 있잖아요. 외로워지기도 하고 그런 순간들을 어떻게 극복을 하시나요?
그렇게까지 외로웠던 적이 사실 없어요. 제가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 아니기도 하고 쌍둥이 언니가 유럽에 있기도 하고요. 가끔 웹툰을 보다가 문득 아 한국 편의점 가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드는 때가 문득문득 오긴 하지만요. 오히려 이젠 여기가 집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해요.
저의 경우 프랑스에서 지내면서 달라진 점들이 있거든요. 조금 더 제 의견을 적극적으로 말하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눈치 보지 않고 물어본다던가 이런식으로요. 아현 님도 이런 변화가 있으신가요?
저는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첫 번째로는 소비의 방식이 많이 달라졌어요. 소비를 덜 한다거나 이런 건 아니고 한국에서는 옷이라든지 가방 같은 보이는 것에 좀 신경 많이 썼다면 여기서는 친구들과 좋은 시간을 보낸다거나 여행을 가는 것에 더 무게를 두고 지출을 하는 것 같아요. 그다음엔 사회적인 압박이 없어졌다고 할까요. 물론 프랑스도 완전히 없다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훨씬 덜 하다 보니까 좀 더 살고 싶은 대로 살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좀 더 많이 자유로워진 느낌이 들어요.
휴일은 보통 어떻게 보내시나요?
락다운이 풀리고 나서는 친구들을 정신없이 만나고 있어요(웃음). 아침에 한 친구 만나고 점심쯤에는 다른 친구와 브런치 하고 이런 식으로 정신이 없었는데 요즘은 다시 중심을 잡으려 하고 있어요. 토요일에 밖에 나갔다면 일요일은 집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려 해요. 미뤘던 집 청소나 스킨케어를 하기도 하고요. 드라마도 보고 일기도 쓰고 그렇게 한가로우면서도 평범하게 보내는 것 같습니다.
하시고 계신 자기 계발이 있으신가요?
요즘 중국어를 다시 배워보려고 하고 있어요. 혹시 디오링고 아시나요?
잘 알죠(웃음) 자주 들어가지는 못하지만.
지금 중국어 디오링고 45일째 하고 있는 중이에요(웃음). 중국어 같은 경우는 계속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중국어 자체가 워낙 중요해진 언어이니까요. 또 매일 스트레칭도 하고 최대한 많이 걸어 다니려고 하고 있어요.
그럼 집에서 홈트 같은 거 하시는 거예요?
그렇죠. 저 강하나 스트레칭 되게 좋아요. 해보셨어요?
당연하죠. 한 10년째 하고 있는 것 같아요.
한 이틀 안 하면 다리가 너무 당겨가지고.
맞아요. 특히 저는 요즘에 링피트라는 운동 게임을 하고 있는데 하고 나서 다리 스트레칭을 따로 안 하면 밤에 종아리 근육이 너무 아프더라고요.
하기 전까진 너무 귀찮은데 또 막상 하고 자면 역시 하길 잘했다 기분이 드는 것 같아요. 그 이외에도 여러 홈트를 하고 있어요. 바다로 바캉스를 갈 예정이라서요(웃음).
남부 쪽으로 가시는 건가요?
한국으로 가는데 제가 제주도 사람 이어가지고.
저는 속초 사람이에요. 멀긴 하지만 같은 바닷가 사람이라서 반갑네요. 한국에 자주 가시는 편이신가요?
한국은 학생 때부터 한 1년에 한 번 정도 갔던 것 같은데 원래 항상 겨울에 갔거든요. 여름은 너무 더워서 엄두가 안 나더라고요. 근데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못 가고 있다가 이번 여름에 가게 됐어요.
한국에 오랜만에 들어가면 낯설지는 않으신가요?
모두 친절하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고 모든 면에서 더 효율적이라는 느낌이 들어요. 많은 부분이 자동화되어있다 보니까 훨씬 더 편하고요.
맞아요. 한국은 훨씬 부드럽고 편리한 느낌이에요. 언어적인 면에서 편하게 느껴져서 더 그럴 수도 있지만요. 프랑스 사람들은 그렇게 친절하진 않지만 버스 기사나 직원들에게 인사하고 스몰 토크하고 문 잡아주고 이런 친절 같은 게 있다면 한국 사람들은 한 발짝 떨어져 있지만 다가가면 친절한 그런 느낌이에요. 직원분들과 기사님에게 먼저 인사하거나 문을 잡아주는 건 좋은 문화라 생각해서 한국에서도 하려고 하고 있어요.
좋은 시도 같아요.
이제 거의 끝을 향하고 있는데요. 지금 한국에 계신 분들 중에서 프랑스 유학을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이건 꼭 하고 와라 약간 이렇게 싶은 것이 있을까요? 저는 커리어를 위한 것은 아니지만 수영을 꼭 배우고 와라 하고 싶거든요.
정말 좋은 팁인 것 같아요. 프랑스에서는 튜브 사용도 잘 안 하고 바다에 갈 기회도 많으니까요. 저는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는데 깊은 물에 수직으로 떠 있는 거 있잖아요. 그걸 정말 배우고 싶어요. 그리고 역시 최대한 준비하고 와도 모자라는 것은 언어 같아요. 언어를 열심히 하시고 오셨으면 좋겠어요. 근데 수영은 정말 좋은 팁 같아요.
니스에서 친구와 둘이서만 튜브를 끼고 놀았던 기억이 잊히지 않네요(웃음). 그러면 지금도 커리어를 튼튼하게 잘 쌓아오셨지만 그래도 지금의 기억을 가지고 예전으로 돌아가면 이런 걸 좀 더 했으면 좋았겠다 싶은 것들이 있을까요?
결과적으로는 지금 커리어에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후회하는 부분은 없지만 조금 더 주도적으로 하려고 했을 것 같긴 해요. 프로젝트를 맡게 되면 단순히 그걸 받아들이기보다는 하고 싶은 다른 프로젝트가 있었다면은 그걸 받기 위해 더 노력했을 수도 있을 것 같고요. 그렇지만 저는 최선을 다해 왔어 가지고 사실 큰 후회는 없습니다(웃음). 오히려 학창 시절 때 학점에만 너무 신경 쓰지 않고 다른 일도 열심히 하면 좋지 않았을까 그런 후회가 많이 남는 것 같아요. 당연히 모든 걸 다 잘했다는 건 아닌데 매 순간순간마다 주어진 상황에서는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큰 후회는 없어요.
정말 멋진 답변 같아요.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하지 않는다. 저도 언젠가 이런 답을 해보고 싶네요. 앞으로 혹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으신가요.
아시아 탤런트에 대해서 앞서 말씀드렸는데 아시아 파이가 커지고 있어도 아직도 서부 사람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거든요. 프랑스 회사니까 당연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로레알 코리아의 지사장을 보더라도 프랑스인인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그래서 한 브랜드 헤드가 되면 좋지 않을까 하는 목표가 있습니다. 굳이 디올일 필요도 없지만 스킨케어 브랜드나 뷰티 브랜드의 헤드가 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거기에 덧붙여 요즘에는 그 과정에서 최대한 자연환경을 존중하고 인클루시브한 뷰티 브랜드 문화를 만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멋진 답변 감사합니다. 이제 제가 준비한 질문은 끝났는데 혹시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이야기 있으신가요?
인터뷰에서는 성취에 초점을 맞춰 제가 이룬 것들을 위주로 이야기를 하게 됐는데 저도 인턴을 구하는 것을 굉장히 어렵게 고민하던 시절도 있었거든요. 결국 큰 목표는 순간순간의 성실함에서 이루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미리부터 겁먹거나 약간 안 될 거야 이렇게 생각하지 말고 목표를 세우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다 보면은 다들 파리나 파리보다 더 멋진 도시에서도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국 여성분들이 일적으로 굉장히 인정받고 잘하고 계시거든요. 저도 보면서 배울 점이 많고 겸손해지곤 하는데, 그만큼 한국인들이 일을 잘한다고 인정받고 있으니까 다들 걱정하지 마시고 많이 나와서 꿈을 이루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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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7. 27
인터뷰어 조소희
파리 8 대학 영화과를 졸업한 후 단편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
인터뷰이 현아현 @ahhyeonh
연세대학교 졸업
시앙스포 Communications, Media & Creative Industries 졸업
전) 파리 로레알 DMI 스킨케어 제품 개발 담당
현) 디올 스킨케어 제품 개발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