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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딘 May 17. 2024

우리 아이들 음식.

어떤 음식을 소개해줄지에 대한 고찰.

제목 한번 거창하게 지어봤다.

세상의 음식 종류는 정말 많으며, 같은 재료로도 익히는 방식, 숙성의 방식 등에 따라 맛은 천차만별이다.

아이에게 이 모든 음식들을 맛 보여 줄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많이 소개해주고 싶다. 또한 조금이라도 건강하게 제공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요리의 시작은 아마도 중학교 때부터였던 것 같다. 첫 시작은 라면이었을 것이다. 이후에는 볶음밥도 했다. 좀 더 성장해서는 여자친구에게 해줄 파스타도 만들었다. 이것도 벌써 대략 15년이 넘는 이야기이다. 대학생활 자취할 때도 간단한 반찬, 국 등 혼자서 해먹기도 하였다.


다른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혼자 살아도 안 하는 사람은 끝까지 안 한다고 한다. 결혼해서는 남자도 요리뿐 아니라 집안일을 도맡아 해야 한다고 하지만 안 하는 사람은 끝까지 안 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요리하는 것만 얘기하자면 결혼하고서 지금까지도 아내보다 주방에 더 오래 있었다. 아내도 물론 하면 잘하겠지만 하는 걸 못 봤다. 그렇다고 불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각자 잘하는 것을 하면 그만이라 생각한다.


어쨌든 초반엔 잘해왔으나 나도 사람인지라 지쳐서 시켜 먹거나 외식 비율이 더 높아졌다. 주방에 있는 시간은 점차 줄어들었다. 강아지(인삼)를 입양해 오고서는 집에 오는 손님들도 뜸해졌다. 그러다 아이가 태어났고, 일반식을 시작하고서는 다시 꾸준히 요리를 해야만 했다.


처음 아내가 집에서 아이를 돌봤지만 이유식은 사 먹였다. 이유식을 한번 정도 만들어 먹이긴 했지만(물론 내가) 꽤 귀찮은 작업이긴 하다. 어쨌든 아내가 열심히 찾아보고 소개받은 업체의 채식이유식을 선택했고, 일반식 이전까지 해결했다. 지금 나물을 곧잘 먹는 것을 보면 잘한 선택이었다 생각 중이다.


간단한 나물을 비롯해서 볶음, 찜, 가끔 만들어주는 튀김요리까지 아이 입맛에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대부분 정확한 레시피를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다 보니 그때그때 맛은 다르다. 그래도 조금씩 입맛을 찾아가는 중이다. 아내도 예전보다 더 맛이 좋아졌다고 엄지 척해주었지만 아이의 입맛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그래서 요즘엔 요리 공부를 하고 있다. 거창하게 학원을 다닌다든지 그러는 것은 아니지만 요리책을 통해서 스스로 공부하는 중이다. 첫 번째 책은 "실버스푼"이다. 이 책은 조리도구 하나하나 알려주는 요리 서적이다. 레시피보다 기초적인 것들을 잘 알려주는데 이탈리안음식 레시피까지 있으니 나에게는 1석2조인 셈이다. 별로라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에겐 나름 도움이 되는 서적이다. 


두 번째 서적은  "음식과 요리"라는 책이다. 음식에 대한 과학적 원리에 대한 책이라 레시피가 없음에도 매우 두껍다. 아직 목차까지밖에 못 읽었지만 차근차근 읽어 나갈 예정이다. 읽어나가면서 요리 실력도 발전되어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된다.


그 외 서적으로는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안병수의 호르몬과 맛있는 것들의 비밀"이라는 책을 통해서 어떤 것을 먹어야 하는지, 식품유형, 원재료 등을 보게 되는 습관이 생겼다. 물론 살면서 100% 지킬 수는 없겠지만 할 수 있는 선에서 아이에게 건강한 음식들을 소개해 주고 싶을 뿐이다.


하지만 역시나 배달치킨, 피자 등에 무너지기 일쑤이지만 그럼에도 난 노력 중이다.


아이 음식에 대한 것은 이 정도로 줄이고, 이번 제목에 우리 아이들이라 표현한 이유는 개밥에 대한 내용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당장 돈을 왕창 벌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생활비를 줄여야만 했다. 그중 개사료가 눈에 띄었다.

먹이 사료 7.2kg짜리 하나 사면 한 달 하고 일주일 정도 먹였고, 약 12만 원 정도이다.

이전 사료는 6kg에 한 달을 먹으며, 7만 원 정도였다.

금액 차이는 한 달이면 대략 3만 원 정도가 차이 났다. 하지만 인삼이의 건강을 생각하면 비싼 사료가 값어치를 하긴 했다. 강아지 대변의 상태도 좋아졌고, 공복토도 안 했다.

사료를 바꾼 뒤로는 아파서 동물병원에 갈 일도 없었다.

그러니 다른 사료로 바꾸는 데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아껴야 했고, 비슷한 시기에 "당신의 반려동물은 잘 먹고 있나요?"라는 책과 더불어 "강아지 영양학 사전"이라는 책을 통해 개밥을 만들기로 결심을 하게 되었다.

아이 반찬들을 만들기 위해 구매한 채소들도 오래 두면 썩기도 하고, 손질하며 많이 버려지기도 했기에 이를 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지금은 채소와 곡물은 공유하지만 고기류는 따로따로 재료를 사고 있다. 매번 살코기를 줄 수 없기 때문에 부산물 쪽으로 섞어서 주고 있다. 부산물이 영양적으로 더 좋을 수 있다고 하니 이 또한 비용절감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비용은 줄었을까?

한번 계산한 적이 있는데 그때 기준으로는 한 달에 약 1만 원 정도 줄어들기는 했다. 크게 줄어들지는 않았지만 채소는 이왕이면 껍질채주고, 고기류도 좀 더 부산물로 넘어가는 등 비용절감과 동시에 우리 집에서 가장 건강한 음식이다.


역시나 사료만 줄 때보다도 지금 더욱더 몸상태는 좋아졌다.

살도 빠졌다.(강제다이어트) 원래 몸통이 좀 통나무 같았는데 지금은 더 진돗개스럽게 배가 쏙 들어갔다.

좀 더 어릴 적 뒷다리 양쪽 전부 슬개골 수술을 하였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통나무 같던 몸통을 가느다란 다리가 지탱하지 못한 것이 원인 중 하나이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은 기분 탓일지 모르지만 산책 시 발걸음 매우 가벼워졌고, 힘은 더 좋아진 거 같다.


다음으로는 짧은 이중모라 티가 안 날 수 있지만 그래도 전보다 윤기가 흐르고, 겨울 동안 목욕을 자주 못했지만 오히려 각질없어졌다.


마지막으로 변 상태는 더욱 좋아졌다. 그래서인지 표정도 좋아진 것 같다.


조만간 피검사를 진행해 볼까 하는 중이다. 그럼 좀 더 정확한 데이터를 얻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슬개골의 재발위험이 있기에 몸무게를 유지하여야 하며, 그 외의 건강상태를 보니 개밥을 만드는 나의 선택은 결국 옳은 방향이었다 생각이 든다.


아이 반찬을 만드는 일, 요리를 하는 일, 개밥을 만드는 일은 어쩌면 매우 귀찮은 일이다.

내가 돈이 많아서 전부 돈으로 해결한다면 정말 건강하게 먹일 수 있는 것일까? 그것도 정답이 될 수 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러고 싶지 않으며, 지금의 부지런함이 결국 생활비를 아끼고, 건강까지 챙겨 줄 수 있으며, 내가 만든 음식들을 먹는 아이들로 인해 내가 얻는 행복감까지 을 수 있다.


그렇게 오늘도 싱크대에 쌓이는 설거지 거리들을 보면서 나는 작은 행복함을 느끼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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