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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게으른이슈 Jan 27. 2022

그리고 여자들은 침묵하지 않았다

올해  독후감, ‘그리고 여자들은 침묵하지 않았다 시작한다.

이 책은 재미가 없는 것도 두껍거나 문장이 어려운 것이 아니었음에도

읽는데 참 오래도 걸렸고 이렇게 독후감을 쓰기까지도 참 오래 걸렸다.

올해 들어 여러 가지 일들로 바쁜 것도 한몫하겠지만

아마도 이 책의 내용 탓에 생각할 것들이 많았던 것이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된 이유일 것이다.

여자들은 수다쟁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이 책의 제목에 들어간 여자와 침묵부터 참 관심을 끈다.


모든 여성이 하루에 100 단어만 말할 수 있도록 통제된 세상,

말도 되지 않는 현실이 될 수 없는 상황이라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남성과 여성이 완벽하게 평등한 세상이라고 보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나

과거보다 현재는 여성의 위치가 굉장히 향상되었다.

하지만 그만큼 이러한 당연한 형상에 대해서 불편함을 갖는 이들도

늘어난 것 같음을 느낄 때마다 안타깝고 화가 난다.

여성 혐오로 인한 여러 사건 사고들이 일어나는 현대 사회를

나는 여성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러한 현상을 바꾸기 위해서 무언가를 하지는 않는다.

그저 그런 현상이 옳지 않으니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홀로 혹은 주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뿐이다.

아마 그러한 태도를 취하는 데에는 내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거나 피해를 받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만일 나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차별 혹은 혐오가

발생하게 된다면 나는 과연 어떠한 태도를 취하게 될까.


이 책의 주인공인 진은 능력 있는 여성이다, 아니 여성이었다.

인지 언어학자였던 진은 순수 운동이라는 이름 하에

모든 사회적 지위와 역할을 박탈당하고

가정에서 남편의 아내이며 자식들의 어머니로만 존재한다.

처음에는 이 모든 것들이 너무 와닿지가 않기도 하고

불만스럽고 화가 나서 책을 읽어나가는 것이 힘들었다.

겨우 이 책의 상황을 인정하고 읽어나가자

진의 남편과 아들이 진이 처한 상황을 바라보는 태도에

화가 나서 책을 읽어나가는 것이 힘들었다.


왜 그들은 그러한 그녀의 처지를 방관하고 있는가

어째서 그녀가 처한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가

그러한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 보니

만약 내가 그녀의 남편이나 아들의 입자이었다면

나라고 그들과 다른 태도를 취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 아마도 나는 그녀의 남편이나 아들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내 자신이 너무나 실망스러워졌다.

한편으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럴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물며 이 책의 주인공인 진 조차도 만일 그녀가

그녀의 남편이나 아들의 입장이었다면 그들과 다르지 않은

태도를 취했으리라고 생각한다.


진의 친구, 재키가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애쓰고 고군분투하며 도움을 바라는 동안

진은 자신의 상황만을 직면하고 있었다.

악의를 가지고 이 책의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동안

진을 비롯한 사람들이 아무런 저항이나 노력은 없었고

그저 지켜보았기에 악이 승리한 것이다.


악마는 착한 사람이 아무것도 하지 않을  승리한다. 그들이 그렇게 말하잖아요?” -304

선한 사람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악이 승리한다-489


이는 영국의 철학자이자 정치가 에드먼드 버크의 말을 인용한 것이다.

"The only thing necessary for the triumph of evil is for good men to do nothing" (선량한 이들의 수수방관은 악이 승리하는 데 유일한 조건이다)


악한 의도로 잘못된 일이 벌어지려 한다면 혹은 이미 벌어졌다면

그것을 방관하는 것이 아닌 올바른 방향으로 바로잡기 위해서는

선한 이들이 그것을 막기 위한 행동을 취해야만 가능할 것이다.


이 책의 저자, 크리스티나 달처는 감사의 말을 통해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 궁극적으로 이 이야기를 판단할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 여러분이 이 채을 재밌게 즐겼으면 좋겠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책이 여러분을 조금은 화나게 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그 분노가 여러분에게 여운을 남겼으면 좋겠다.”

라고 이야기 한다.

  

작가의 의도가 아주 잘 반영된 소설,

그리고 여자들은 침묵하지 않았다 였다고 생각한다.


한줄평: 악이 승리하게 방관하지 않는 태도를 취하고 싶으나 과연…

별점: 3.1/5


+


물론 어떠한 무조건 선하고 훌륭하기만한 사람은 없다.

누구나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선한 면과 악한 면, 올바른 부분과 올바르지 않은 부분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며

각자의 가치관과 성향에 따라 그 기준이 달라지리라.

또한 한번 악한 이가 영원히 악한 이가 아니며,

한 번 잘못된 이가 영원히 잘못된 이는 아니다.

그렇기에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가진 그 기준이

좀 더 나은 세상에 이로운 방향에 가까워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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