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추워도 봄날은 반드시 온다
한 잔을 마셔도 건강을 생각하자
살다 보면 해가 지날수록 절실히 공감하게 되는 말들이 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도 그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여느 사람이 그러하듯 나 또한 마찬가지, 평생 고치지 못해 애를 먹는 고약한 버릇 몇 가지가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편집증과 서책에 대한 욕심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평생 달고 사는 이 고질적인 습벽이 때때로 도움이 될 때도 있다는 사실이다.
그중 하나가 내 인생 최고의 선택으로 생각하는 발효에 대한 몰입, 그리고 오랜 세월 천착해 온 자연의학과 고전의학의 원리를 바탕으로 25년 전부터 나와 우리 가족의 건강법으로 활용하고 있는 체질의학과 발효건강법도 그중 하나다.
그동안 역병 코로나19 창궐로 국가와 사회와 개개인 모두가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러다보니 평소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것 같다.
커피 또한 다르지 않다. 내가 사랑하는 커피를 오래도록 즐기려면 한잔을 마셔도 건강을 생각하는 지혜를 발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 누룩박사가 '맛있고 부드럽고 속편한 커피, 식어도 맛이 변하지 않는 한결같은 커피, 시간이 지날수록 품격이 향상되는 리스크 제로 커피'를 지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생명을 살리는 발효와 섭생
많은 사람들이 발효를 전통주나 발효식초를 만들거나 된장 간장 고추장이나 김치를 만드는 조리기술쯤으로 알고 있다. 일견 맞는 말이긴 하지만 발효의 기능과 효용은 실로 무궁무진하다.
사람만 해도 그렇다. 사실 알고 보면 우리 인간이 생존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 것도 약 60~100조 개에 달하는 인체의 세포 속에서 쉬지 않고 은밀하게 진행되는 발효기전을 통해서이고, 제아무리 진수성찬이 차고 넘친다한들 소화와 발효기능이 허술하면 말짱 헛일이다. 필자가 누룩박사가 발효와 섭생에 주목하는 이유다.
'통즉불통, 불통즉통通則不痛 不通則痛'이라는 말씀이 있다. 《동의보감 잡병편 제1권 용약用藥》편에 나오는 말씀으로 기혈이 막혀 순환되지 않으면 통증이 수반된다는 뜻이다.
비만은 우리 몸에서 못다 쓴 탄수화물이 뭉친 것이고, 고지혈증은 잉여 영양소가 탁하게 엉긴 것이고, 변비와 숙변은 우리 몸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잉여 음식물이 장속에 축적된 결과물이다.
문제는 이런 것들이 사람을 시름시름 맥 못추게 만드는 만병의 근원이 된다는 사실이다.
때때로 용약편의 이 구절을 묵상할 때면 동의보감이라는 서책이 세월의 강을 건너 나에게로 달려와 마치 송판에 글씨를 새기듯 내 가슴에 다음과 같은 강렬한 메시지를 새겨놓곤 한다. 통즉불통, 통하게 하라 평안하리라!
아무리 추워도 반드시 봄날은 온다
이뿐만이 아니다. 누구나 세상을 살면서 한두 번쯤 경험하게 되는 냉, 적, 어혈, 습담, 울화, 적체, 급통, 설사나 변비 등의 원인도 근본을 따져보면 결국 기혈이 막히거나 나쁜 기운이 뭉치는 데서 비롯되는 것이다. 그런데 고맙게도 우리 몸은 위험신호가 감지되면 즉시즉시 사인을 보내온다.
그 가장 원초적인 사인이 바로 통변과 쾌변인데, 우리는 별다른 진찰장비 없이도 누구나 소화흡수와 대사작용의 결과물인 통변과 쾌변을 통해 실시간으로 몸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으니 이 얼마나 경이로운 일인가. 더 놀라운 사실은 통변과 쾌변 또한 그 근본이 발효와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이쯤에서 우리가 꼭 주목해야 할 한 가지 사실이 있다.
굳이 약을 쓰지 않아도 아무런 부작용 없이 응어리를 삭혀 막힌 기혈을 뚫어주고 몸에 쌓인 독을 풀어주는 것이 발효의 효용이요, 큰 돈 들이지 않고도 질병을 예방하고 생기와 활력을 되찾게 해주는 선조들의 생활의 지혜가 바로 섭생이다.
커피 또한 다르지 않다. 커피 생두는 기운을 내려주는 기능이 있다. 그래서 커피를 마시면 소변이 잦아지는 것이다. 커피 생두가 제대로 익지 않으면 설사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커피 생두를 볶는 과정, 다시 말해 180~230도의 고온으로 커피 로스팅하는 과정에서 열기를 흡수하게 된다. 그래서 커피를 볶은 원두는 기운을 내려주는 하기 작용과 함께 기운을 상승시키는 각성작용이라는 양면성이 있다.
더 재미있는 것은 커피를 뜨겁게 마실 때, 아이스로 차게 마실 때, 설탕이나 시럽을 넣고 달달하게 마실 때, 우유를 넣어서 마실 때 각각 몸이 반응하는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할까. 커피 한잔을 마실 때도 내 몸 상태에 따라 음용법을 다르게 하는 섭싱의 지혜가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그동안 역병 코로나19 창궐로 국가와 사회와 개개인 모두가 힘든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천둥이 잦으면 소나기가 멀지 않듯 아무리 추워도 반드시 봄날은 온다. 그동안 한없이 오그라들었던 살림살이와 커피시장도 봄기운을 받고 활짝 기지개를 폈으면 좋겠다.
앞으로 ‘발효와 섭생, K-발효 한류커피’라는 주제로 여러분께 전해드릴 ‘누룩박사 커피를 탐하다’에 힘찬 응원과 성원을 부탁드리며, 독자 여러분과 함께 제대로 된 K-발효 한류커피와 발효음식도 챙기고 섭생의 지혜도 실천하는 가운데 생기와 활력이 넘치는 활기찬 새날을 열어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