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마음에 드는 데이트 상대가 없거나 너무 많다면?!
아직 구체적인 진로 영역에 대한 상이 없는 경우라면 관심 분야를 중심으로 정보를 탐색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간혹 직업 흥미의 전 분야에서 관심도가 매우 낮게 나오는 사람들이 있는데, 특히 나이가 어린 학생에게서 이런 경향이 나타 난다면 다양한 진로 혹은 직업 영역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우울증을 비롯한 심리 정서적 불안정 상태로 인해 이런 경향이 나타날 수도 있으나, 여기에서는 그러한 경우에 대해서는 논외로 한다.).
반대로 특정 영역에 대한 선호도나 관심도가 극단적으로 높거나 뚜렷하게 나타날 수도 있는데, 이런 경우는 주변 환경의 영향이나 제한된 정보로 인해 다른 영역에 대한 정보가 부재한 상태에서 그런 경향이 나타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의대에 진학하여 의사가 되라고 계속 압박을 주어 다른 진로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의대 진학만을 목표로 하는 경우 등을 들 수 있다. 자신이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고 잘할 수 있는지를 충분히 탐색하지 못한 상태에서 결정을 내리게 되면 뒤늦게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발견하거나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자신의 선택보다는 주변의 기대와 압력에 의한 것이었다는 생각에 괴리감을 느낄 수 있다.
충분한 연애 경험이나 자신이 원하는 이성상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부모님이나 주변의 기대에 맞춰서 집안에서 짝지어준 상대방과 결혼하게 된 사람들을 떠올려보라. 물론 그런 사람들이 모두 다 불행하게 사는 것은 아니다. 서로 만족하며 원만하게 살아가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케이스다. 하지만 결혼 후 뒤늦게 이 결혼은 내 의지가 아닌, 부모님이 원해서 한 것이었다며 후회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연애를 하는 사람 혹은 결혼한 모든 사람이 다 행복한 것은 아니다. 내가 정말 사랑해서 스스로 선택한 상대방과 함께해도 쉽지 않은 것이 연애와 결혼이다.
그렇기에 진로 선택의 과정에서 주인공이자 결정의 주체는 ‘자신’이 되어야 한다. 이미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난 후에는 돌아가기가 어렵다. 돌아갈 때는 이미 온 거리가 길수록 돌아갈 길도 멀다.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실망하거나 좌절하지는 않기를 바란다. 원치 않는 선택을 하지 않기를 바라는 노파심에서 첫 단추를 잘 꿰라는 의미로 그렇게 이야기하기는 했지만, 어떤 경우에도 절대 길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지금 있는 자리에서 제3의 길을 만들어 나만의 길을 새로 개척하거나, 원래 가고 싶었던 길로 나가는 진입로나 우회로를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에서든 강조되는 것은 주체적인 선택과 결단으로서의 진로 선택과 지속이다.
반대로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서 고민인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팔방미인처럼 다방면에 재능이 많거나, 재능과는 상관없이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을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능력이나 흥미, 장래성 등을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정하여 순위가 높은 것들 위주로 좁혀나가는(narrow down)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할 수 있는 것 사이의 균형을 찾아 실제적으로 가능하고 지속적으로 해나갈 수 있는 분야를 위주로 정보를 탐색하는 것이다.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라고 해서 세상 모든 사람과 다 사랑에 빠질 수는 없지 않은가.
만약 다재다능하고 여러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 한 가지 분야로만 자신의 가능성을 제한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면, 융·복합적 사고나 기술이 필요한 진로를 개척해 나가는 것을 고려해볼 수도 있다. 어느 한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그것에 다른 영역의 새로운 지식을 접목한다든지, 한 분야에서 전문가로서 성장한 후 평소 관심 있던 영역에 대한 공부를 추가로 더 해서 남들이 가지 않았던 새로운 길을 가는 것이다.
예를 들면 경제학을 전공하여 금융업계에서 오랫동안 종사한 사람이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있어 해당 분야의 지식을 습득한 후 금융 관련된 플랫폼을 개발하는 직무로 이직하거나, 창업을 하는 것이다. 또 다른 예로는 오랫동안 음악을 해온 사람이 심리학에 관심을 갖고 해당 분야에서 요구되는 교육과정을 거쳐 심리치료의 다양한 종류 중 하나인 음악치료 분야에서 활동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하나의 직업으로만 평생 생계를 지속하기가 쉽지 않아진 요즘의 상황에서 이런 융·복합적 접근을 통한 제 2, 제3의 직업탐색, 남들이 가지 않은 새로운 길에 도전해 보는 것은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그만큼 보람과 의미가 있는, 보상이 따르는 일일 수 있다. 물론 잘되지 않을 경우 어느 한 분야에서도 전문성을 쌓지 못하고 이도 저도 아니게 될 위험성도 존재한다. 또, 누구도 가지 않은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데 따르는 부담과 막연함도 있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확립한 후에 그 토대 위에 새로운 분야를 접목하는 것이 그나마 위험부담을 줄이는 방안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