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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 2. 알아가는 단계

③ 상대가 내 환상에 부합해야 한다는 환상 내려놓기, plan B 세우기

by Helping Hands

큰 틀을 맞춰가는 것에 초점을 두기


알아가는 단계에서는 관심 분야 혹은 구체적인 대상에 대한 정보 수집과 함께 그에 조금 더 가깝게 다가가는 방법을 탐색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기 때문에 모든 계획을 너무 세세하고 정확하게 세워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구체적인 목표나 방법론을 세울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그것이 쉽지 않으며 그렇게 계획을 세우더라도 그대로 반드시 이루어지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큰 틀과 방향성에 대한 계획을 세우되 세세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정하거나 생각지 못한 변수가 있을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융통성과 여유 있는 태도를 가지는 것이 좋다. 너무 세부적인 것에 집중하다 보면 오히려 큰 그림을 놓치거나, 새로운 가능성을 보지 못할 수 있음을 기억하자.



앞서나가지 않기


다시 연애로 비유해보자면, 이 단계는 자신에게 잘 맞는 상대방을 찾았을 때 그 사람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에 해당한다. 상대방에 대한 탐색과 함께 그 과정에서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들과 상대방이 얼마나 부합하는지, 혹은 내가 생각하지 못했거나 기대와는 다른 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부분이 나에게 매력적으로 여겨지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상대방과 어떤 관계를 맺어 나갈지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시기이다.


아직 데이트도 해보지 않은 상대방과 결혼계획이나 자녀계획을 세우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상대방의 마음을 아직 알지도 못할뿐더러, 나도 막상 상대방을 만났을 때 연애나 결혼을 고려할 만큼 잘 맞고 좋아할지 확신할 수가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연애와 결혼을 얼마 동안 하고 자녀는 몇 명을 낳고 싶다.’라고 막연하게 소망을 가지고 인생 계획을 머릿속에 그려볼 수는 있지만, 그것을 지금 고려하고 있는 상대방과 반드시 함께 이루리라는 보장이 없으며, 내 예상대로 인생 계획이 이루어지리라는 보장도 없다는 것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모든 것은 겪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 속에 존재하며, 우리는 가변성과 불확실성이 난무하는 세상 속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plan B에 대한 고려


아울러 알아가는 단계에서는 항상 plan B에 대한 고려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최소한 두 개 이상의 선택지를 놓고 우선순위를 정할 필요가 있다. 1지망이 자신과 잘 맞지 않다고 생각되거나 현실적으로 접근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때를 대비해 2, 3지망을 계획해 놓아야 당황하지 않는다. 커리어를 탐색할 때 생각지 못한 장애물이나 현실과 이상 사이의 장벽으로 인해 좌절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1지망에 다가서지 못한다고 해서 내 짝이 어디에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다. 오죽하면 "짚신도 짝이 있다."는 옛말이 있을까. 하물며 짚신보다 훨씬 소중하고 가치있는 당신에게 맞는 짝이 없을 리 없다. 단지 그 짝을 찾기까지 시간이 걸릴 뿐이다.


연애를 할 때도 알아가는 단계, 썸을 타는 단계까지는 여러 명의 상대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해도 도의적,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아직 상대방과 '연인'이 되어 지속적이고 헌신적이며 배타적인 상호관계를 유지하겠다는 '계약'을 맺기 전이기 때문이다. 짝이 없다는 것은 외롭고 쓸쓸한 일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아직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해볼 수 있는 자유의 몸이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알아가는 단계에서는 여러 명의 사람과 연락을 하더라도 '양다리'라거나 '문어발'이라고 비난할 수 없다.


진로를 탐색할 때도 마찬가지다. 하고 싶은 일, 혹은 일하고 싶은 분야, 조직 등이 명확하더라도 너무 그 한 곳에만 모든 순정을 다 바칠 필요는 없다. "헌신하다 헌신짝이 됐다."는 말이 괜히 있겠는가. 지나친 간절함이나 순정은 때로는 주변의 더 좋은 선택지, 훌륭한 후보자들을 보지 못하게 하는 가리개가 되기도 한다. 과몰입 상태에서는 오히려 대상에 대한 객관적 판단이 어려워지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


한 길만 보고 달려가는 경주마가 되기보다는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주변의 풍경도 둘러보고, 들판에 핀 꽃도 바라보며 여러 갈래로 난 길이 내포하고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도 충분히 시야를 열어놓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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