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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 3. 썸/데이트 단계

① 연인인 듯 연인 아닌 연인 같은, 모호성과 잠정성의 미학

by Helping Hands

“요즘 따라 내꺼인 듯 내꺼 아닌 내꺼 같은 너”


몇 년 전 유행했던 노래 가사 중 일부다. 베이비부머 세대나 그 이후의 기성세대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some(썸)”이라는 것이 밀레니엄 세대에게는 연애 전 필수 관문이 되었다. 정도는 다를 수 있어도 서로 호감이 있는 상태에서 단순히 친구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정도의 연락을 주고받고, 일상과 감정을 공유하며 연인이 되기 전까지의 설레고 불안하지만 가슴 떨리는 시기다.


대개 데이트 단계(dating stage)와 동시에 썸이 진행되거나 데이트 단계를 전후로 썸이 진행되는데, 문자나 전화, 메신저 등을 이용한 연락뿐만 아니라 밥을 함께 먹거나 차를 마시고, 영화를 보거나 음악회, 미술관을 같이 가는 것과 같은 실제적인 접촉과 만남이 일어난다. 서로에게 긍정적인 감정이 있는 것은 알지만 연인으로서 관계를 계속해 나갈지는 아직 판단이 보류된 잠정적인 상태라는 점이 특징이다.


이 기간에는 상대방도 나도 서로에게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고, 나도 상대방을 평가한다. 누가 더 좋아하는지에 따라 관계의 저울추가 다소 기울 수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나와 상대가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를 더 자세히 알고 판단하는 시기다. 어느 한 명이 완전한 갑이거나 을로서 상대를 대하지는 않는다. 간혹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그런 연애라면 시작하지 않는 편이 좋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호평가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일단 상대방에게 내가 매력적인 데이트 상대로 보일 수 있어야 한다. 상대방이 나를 더 알고 싶다는 마음이 생길 때 비로소 자연스러운 연락과 만남을 통해 서로를 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호감이 가는 상대라고 생각된다면 일단 나의 매력을 충분히 어필하고 알아갈 기회를 만든 후 천천히 상대에 대해 판단해나가는 것이 좋다. 하지만 상대가 나를 알고 싶은 마음조차 들지 않는다면 이후의 과정은 진행될 수가 없다.




다시 진로의 세계로 돌아와 이야기를 이어가면, 이 단계는 자기소개서 작성과 이력서 혹은 입학원서, 창업 지원서 혹은 투자유치서 제출과 같은 실제적인 컨택과 시도의 시기에 해당한다. 이런 서류의 경우 인사담당자나 회사 임원, 입학담당자, 투자담당자와 같이 소개서 혹은 제안서를 보게 될 상대방에게 어떤 이미지로 보이고 싶은지, 내가 가진 장점이나 능력, 기술(skill), 그간의 이력을 어떻게 어필할 것인지를 염두에 두고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방이 나를 뽑아야 하는 이유, 내가 해당 포지션에 적합한 이유를 납득 가능한 설득력 있는 스토리로 담아내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단순히 어느 기간에 어느 곳에서 어떤 일들을 했는지에 대한 팩트 나열은 이력서의 학력이나 경력란, 별도의 상세한 경력 기술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자기소개서에서는 이미 확인한 정보를 의미 없이 재차 나열하기보다는, 그런 경력을 통하여 어떤 지식과 업무 능력을 쌓았고, 어떤 성과를 냈으며 그것을 앞으로 새롭게 시작할 영역에서는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와 연관 지어 자연스러운 스토리텔링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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