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간 다시 플라잉 요가
허리를 다친 후로 요가프로그램 중 유일하게 기피하는 것이 플라잉 요가다.
플라잉 요가는 천으로 된 해먹을 이용해 공중에서 다양한 동작을 수행하는 요가의 한 종류이다.
해먹에 매달리기 위해선 코어힘이 필요한데, 나의 경우에는 코어힘이 부족해서 허리힘을 쓰다 보니 또 허리를 다치게 될까 봐 지레 겁을 먹고 해먹 근처로는 가지도 않았다.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요가에 빠지게 된 이유는 플라잉 요가였다.
특히 수련이 끝날 때쯤 해먹에 거꾸로 매달려 눈을 감고 명상을 하는 아사나를 좋아했다.
그 당시 내가 다닌 요가학원이 7층에 위치해 있었는데, 거꾸로 매달려있는 상태에서 눈을 뜨면 하늘이 보였다.
퇴근 후 저녁 수련을 다니던 나는 해지는 하늘을 보며 하루를 마무리하곤 했다.
계절마다, 퇴근 시간마다, 비슷하면서도 매일 다른 저녁 하늘은 볼 때마다 내게 위안이 되었다.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았다'
오늘 수련이 끝난 후 선생님이 내게 물었다. "플라잉은 안 오세요?"
거절의 미소와 함께 못할 것 같다고 대답했다.
선생님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다. "못한다는 건 없어요."
초보자든 숙련자든 못한다는 건 없다고, 모든 동작을 따라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보는 것만으로도 수업의 일부라고 하셨다.
그 말이 나에겐 '할 수 있어'로 들렸다.
다시 시작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부터 무언가를 두려워했다는 것에 피식했다.
잘 안 되는 자세들을 할 때에는 나도 모르게 옆 사람을 쳐다보고 나와 비교하곤 했다. 다들 못하는 것 같을 때에는 안도했고, 잘 따라 하고 있을 땐 부끄럽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동작이 잘 되지 않아도 눈치 보지 않고 나에게 더 집중해보려 한다. 사람마다 몸 상태가 다르고 숙련 정도도 다르니, 동작을 따라 하는 디테일이나 속도도 다를 수밖에 없다.
나에겐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온전히 나를 바라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요가와 삶은 많은 것이 닮았지만, 일단 이 두 가지를 기억하며 수련에 임해야겠다.
다른 사람과 비교할 필요가 없다는 것, 나만의 속도로 가면 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