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문집(詩文集)
너는 내 것이 아니다.
나도 네 것이 아니다.
너는 너로서 온전히 살아야 한다.
그것이 나로서 너를 낳은 보람이다.
이 책은 시문집(詩文集)입니다.
1부와 2부는 시이고,
3부는 주로 수필이며,
4부는 시를 품은 수필입니다.
너는 내 것이 아니고,
나도 네 것이 아니라는 마음으로
나 자신에게, 나의 아이에게,
그리고 여러분에게 들려주고 싶은 노래입니다.
1부는 일상 속에서, 2부는 학문 안에서
3부는 가족 안에서, 4부는 시간의 흐름과 만남 속에서.
때로는 담담하게,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눈물지으며.
각 묶음별로 노래하는 세부 주제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너는 온전히 너 자신으로 살아야 한다. (너는 내 것이 아니다 p.12)
-삶은 언제 어디서든 그렇게 시작할 수 있다. (퍼즐 p.13)
-경이를 통해 인간이 되고 숭고를 통해 거듭난다. (경이와 숭고 p.15)
-유년의 각별한 체험은 기억이 되고 내 자신이 된다. (나무 p.18)
-경험과 기억과 시간은 모두 별개다. (기억되지 않은 경험 p.21)
-겸손은 나로부터 벗어나 세상으로 나가는 출구다. (나로부터의 자유 p.24)
-절제도 때론 절제해야 한다. (절제도 절제가 필요해 p.27)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야 한다. (넘어져도 다시 p.28)
-살아있다는 것만으로 살아야 할 가치는 충분하다. (살 만한 가치 p.30)
-살아야 하는 이유는 사랑하기 위해서다. (삶의 이유 p.36)
-때로는 동물이 사람에게 멋진 선생님이 될 수 있다. (문어 p.43)
-마음이 몸과 만날 때. (눈 p.50)
-반전 있는 촬영. (촬영 p.52)
-생각에 취해 잠 못 이루다. (생각이 비처럼 쏟아지는 밤 p.56)
-언어 안으로 숨어 보려 해도 그 또한 열린 세상이다. (이런! p.58)
-언어로 붙잡으려 하지만 생각의 일부는 늘 빠져나간다. (아뿔싸 p.60)
-꿈과 현실을 가로지르다. (불시착 p.62)
-팽이가 돌다가 미치다. (미치는 순간 p.65)
-마음과 몸이 내는 불협화음. (서성이다 p.66)
-존재와 존재자는 늘 숨바꼭질을 한다. (감추며 드러내기 p.68)
-질문과 대답은 진실에 이르는 길이다. (질문과 대답 p.70)
-해석의 욕망이 빈칸을 채운다. (빈칸 메우기 p.73)
-하이데거로 유치환의 바위 읽기. (존재와 존재자의 틈 p.76)
-마음의 습관은 몸의 가죽이다. (가죽과 습관 p.79)
-그보다 그를 더 사랑하면 그를 넘어설 수 있다. (넘어서기 p.80)
-있는 그대로를 보고, 말하고, 설명하자. (본질의 본질은 현상이다 p.83)
-하이데거를 통해 후설을, 후설을 통해 가다머를 만나다. (어떤 계보의 정리 p.88)
-소년이 들려주는 한여름 밤의 추억. (원두막 p.92)
-소년과 개의 만남과 이별. (메리의 추억 p.97)
-고단하게 넘긴, 소년의 인생 한 페이지. (대화 p.101)
-모든 것이 그대로인 세상에 더는 존재하지 않는 아버지. (타임머신 p.105)
-어머니는 현금이 싫다고 하셨다. (현금보단 현물이 p.110)
-겨울에 태어난 아이와 눈처럼 맑은 당신. (과자 세 봉지 p.112)
-아이를 낳고서 알게 된 부모님의 마음. (아버지가 되어 아들이 되다 p.116)
-대학 졸업 후 부르던 노래. (젊은 날의 고독 p.120)
-교수가 되어 부르는 노래. (런던에서 쓴 시 p.129)
-인생의 소중한 만남에 대한 노래. (내 삶의 두 가지 만남 p.138)
나의 노래가 여러분의 또 다른 별이 되어 마음의 은하수에서 총총히 빛나길 바랍니다.
< 책 속으로 >
그러니 아들아,
나와 상관없이 너는 너로서 온전해야 한다
네가 나의 것이 되려고 노력해서는 안 된다
너는 네 스스로의 것이 되어 살아가야 한다
-p.12 ‘너는 내 것이 아니다’에서-
아이에게 아빠는 슈퍼맨이고 엄마는 원더우먼이다
부모는 경이와 숭고를 넘어 그냥 되고 싶은 존재 자체다
아이일 때는 경이를 좇고 나이 들며 숭고를 찾지만
부모가 되어서는 경이와 숭고로서 살아가게 된다
-p.17 ‘경이와 숭고’에서-
살 만한 가치는
살면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살기 전에 가치를 결정하고
자, 이제부터 저 살아요 하는 경우는 없다
-p.32 ‘살 만한 가치’에서-
죽을 줄 알고 낳은 딸과
떠날 줄 알고 결혼한 남편
주인공 여자의 사랑은 그렇게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놀라웠다
-p.37 ‘삶의 이유’에서-
시인 유치환은 죽어서 바위가 되고 싶다 했지만
나는 살아서 바위가 돼 보고 싶다
존재의 물음 없이 존재 자체가 되어 그냥 살아 보고 싶다
-p.78 ‘존재와 존재자의 틈’에서-
갑자기 추워진 이 가을에, 아주 오래전 아궁이 앞에서 고구마 구워 함께 먹던 기억이 났다. “메리야, 우리 같이 오래오래 살자. 사랑해.” 메리는 구멍 난 양말 사이로 비집고 나온 내 발가락들을 핥고 있었다.
-p.100 ‘메리의 추억’에서-
살았다. 왜 살고 싶어 했는지 모른다. 본능처럼, 그냥 살고 싶었다. 그 밤들에 나만 깨어 있었는지, 누나도 깨어 있었는지, 동생도 깨어 있었는지 모른다. 그렇게 살아남았다. 그렇게 인생의 한 페이지를 넘겼다.
-p.104 ‘대화’에서-
전화는 다시 울리지 않았다.
모든 것이 그대로였다.
그러나 더 이상 아버지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p.109 ‘타임머신’에서-
나를 업었던, 나를 안았던, 나와 잔을 주고받았던, 내 앞에서 우셨던, 나에게 아빠라 써 주셨던 그분이 되었다. 아버지가 되어 아들이 되었다.
-p.118 ‘아버지가 되어 아들이 되다’에서-
그 은하수를 이루는 작은 별 두 개를 따다가 종이 위에 적습니다. 별들은 시가 되어 내 마음을 적시고 이제 여러분의 눈으로 들어갑니다. 그저 나의 두 별이지만 때로 그것은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의 또 다른 별이 되어 그 은하수에 총총히 박히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p.138~9 ‘내 삶의 두 가지 만남’에서-
< 차례 >
프롤로그 5
너는 내 것이 아니다 12
퍼즐 13
경이와 숭고 15
나무 18
기억되지 않은 경험 21
나로부터의 자유 24
절제도 절제가 필요해 27
넘어져도 다시 28
살 만한 가치 30
삶의 이유 36
문어 43
눈 50
촬영 52
생각이 비처럼 쏟아지는 밤 56
이런! 58
아뿔싸 60
불시착 62
미치는 순간 65
서성이다 66
감추며 드러내기 68
질문과 대답 70
빈칸 메우기 73
존재와 존재자의 틈 76
가죽과 습관 79
넘어서기 80
본질의 본질은 현상이다 83
어떤 계보의 정리 88
원두막 92
메리의 추억 97
대화 101
타임머신 105
현금보단 현물이 110
과자 세 봉지 112
아버지가 되어 아들이 되다 116
젊은 날의 고독 120
런던에서 쓴 시 129
내 삶의 두 가지 만남 138
에필로그 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