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lf _ 1부

장면 14

by 실마리

# 생명공학부 지하 2층 연구실3



//소설이 아닙니다. 현실입니다.


장 교수는 무릎 위에 있는 자신의 오른손에 강한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도대체 장 박사,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겐가? 이건 처음과 얘기가 달라. 우린 새로운 생명의 창조에 궁극적인 목적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니야. 지금 죽어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있어. 장기기증 운동도 어느 때보다도 활발해. 그러나 명백히 한계가 있지. 우린 우리의 생명을 지탱해 줄 확실한 끈이 필요해. 동물의 장기 또한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은 이미 십수 년 전에 밝혀진 바 있어. 지금 음성적인 장기매매가 얼마나 판을 치고 있는지 장 박사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나의 체세포로부터 얻어낸 또 다른 나에게서 나 자신이 신선한 장기를 계속 수혈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과연 그렇게 잘못된 것인가? 우리의 원래 취지를 잊지 말도록 하게. 장 박사, 당신. 다른 꿍꿍이속이 있는 것은 아니겠지? 어서 말해 보시오!


노신사는 지팡이를 바닥에 내리꽂으며 엄포를 놓았다. 장덕진 교수는 이를 악물었다.


//왜 말이 없소. 얼른 말해 보시오!

//아닙니다.

//혹시 5년 전에 잃어버린 아들을 아직도 그리워하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


순간, 장 교수는 흠칫 놀라며 몸을 일으켜 세웠다.


//당치도 않은 말씀입니다. 어떤 사람의 몸으로부터 나온 복제인간이라고 해서 그와 동일한 인격을 가질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그 아인 세 살에 불과했다...

//잘 알고 있으니 다행이오. 난 장 박사가 아직도 그런 망상에 사로잡혀 있지나 않나 잠시 걱정을 했었소. 암, 그래야지.


장 교수의 이마로부터 굵은 땀방울이 왼쪽 눈썹과 볼을 타고 연구실 바닥에 떨어졌다.


//제군들, 잘 듣게. 다시 말하지만, 인간복제는 우리가 사랑했던 사람을 다시 살리는데 쓰일 수 없소. 다만 살아있는 바로 나 자신들을 위해 존재하는 또 다른 나일뿐이오. 손가락의 살점이 심하게 떨어져 나갔을 때 우린 엉덩이 살을 떼어다가 손가락에 붙여 왔지. 복제인간의 임무는 오로지 그와 같은 것일 뿐, 다른 아무런 의미도 없소. 우리가 의미를 부여하면 부여할수록 우리 자신만 골치가 아플 뿐이오. 이 점 명심하고. 앞으로 조속한 시일 내에 또 진척된 연구 결과를 보고하길 바랍니다. 그럼 나는 이만...


노신사는 왜소한 체구를 일으켰다. 옆의 대학원생들이 부축하려 하자,


//됐어. 나는 아직도 쌩쌩해. 헛헛. 다 오만한 생각이지. 나는 이제 죽을 날이 머지않았지만, 제군들은 살 날이 더 많이 남아 있지. 먼저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해. 그 다음에야 남을 사랑할 수 있어. 현인들의 말씀이야. 새기도록.

/넌센스야, 넌센스...


용재는 지도교수의 이마에 흐르는 굵은 땀방울을 보면서 생각하고 있었다.


/아버지,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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