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lf _ 1부

장면 12

by 실마리

# 생명공학부 지하 2층 연구실2



//이상입니다.

//불 켜!


용재는 이마의 땀을 훔치며 숨을 골랐다.


//좋소. 그동안 시행착오를 거듭한 효과가 있군그래. 부작용도 많이 개선되었어.

//그렇지만 아직 예측하지 못한 것이 있습니다.

//예측하지 못한 것도 있다! 그래, 과연 그게 뭐지?


용재는 안경을 당겨 올리며 말했다.


//수명입니다. 그리고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입니다.

//무슨 말이오, 장 박사?


장덕진 교수가 꼬았던 다리를 풀면서 입을 열었다.


//결국 노화와 관련된 문제들입니다. 우린 인간의 체세포를 통해 그와 동일한 복제인간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임의로 착상시킨 수정체는 여성의 자궁에서 만들어진 일반적인 수정체와 완전히 같은 상태와 조건을 가지고 있지는 못합니다. 과연 인위적인 수정체로부터 만들어진 아이가 어떠한 노화 과정을 거치게 될 지는 아무도 장담 못합니다. 외부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생기는 에너지 소모도 곧바로 노화와 직결됩니다.


//빨리 늙어 버린다? 그렇다면 한 가지만 포기하면 되겠군그래.

//예? 그게 무엇인가요?

//어짜피 우리 모두는 무엇인가에 쓰이기 위해 이 땅에 태어났지. 우리들은 복제인간의 연구를 위해 태어났고, 복제인간은 우리의 향상된 삶의 질을 위해 태어났고.

//그렇다면, 그들의 인격을 무시하자는 말입니까?


순간, 장 교수의 왼쪽 눈이 심한 경련으로 일그러지고 있었다.


//보통의 인간인 우리와 복제인간의 차이라면, 우리는 신에 의해 만들어졌고 그들은 우리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이지. 따라서 우리는 그들보다 우월한 존재야. 우리의 손에 만들어진 그들은 우리의 소용에 닿아야 하오. 우리가 신을 섬기듯 그들도 우리를 위해 아낌없이 모든 것을 바칠 수가 있어야 된다는 말이지. 물론 그들의 영혼에 대해서는 나는 잘 모르겠소. 영혼의 문제는 어디까지나 신의 소관 사항이지. 왜, 개나 돼지도 영혼은 있지 않소? 나는 가끔 고양이의 눈을 볼 때면 그 놈이 흉측하게도 머릿속으로 무언가를 생각하면서 나를 응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단 말이야. 따지고 보면, 쥐나 양을 가지고 실험하는 것이나 복제인간을 가지고 실험하는 것이나 별반 다를 것이 없겠지. 안 그렇소?

//그렇지만, 인간은 신을 배신했습니다. 마찬가지로 그들도 우리를 배신할 수 있습니다. 그들도 우리처럼 자유의지를 가졌을 테니까요!


용재는 자기도 모르게 소리치고 말았다.


//자네! 상상력이 풍부하군그래. 허허. 지들이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다 합시다. 바이러스와 노화에 의해 끊임없이 시달릴 그것들이 과연 무슨 힘으로 우리에게 대항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들은 소수에 불과해. 우리의 도움 없이는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을 걸? 오히려 편안한 잠을 갈구하게 될게야. 편안한 잠이 무얼 의미하는지는 잘 알겠지?

//동의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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