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들여다보면

감정의 소용돌이

by 북짱


말을 쎄게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말이나 말투를 들으면 어떤 사람들은 상처를 받는다.



나는 웬만한 말에는 상처받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남이 뭐라고 하든, 내가 아니면 그만이라는 마음이 있었다.

굳이 안 좋은 말은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오래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내 마음은 어느 정도 단단하다고 믿었다.



그런데 아홉 살 딸래미의 한마디에 마음에 스크래치가 났다.


별일도 아니었고, 별말도 아니었다.

그런데 딸아이는 화가 난 얼굴로 나에게 소리를 질렀다.


“You always ruin my day!”


그리고는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



내가 언제 자기의 하루를 망쳤다는 건지.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 한 켠이 괜히 쓸쓸해졌다.

‘나 혼자 열심을내고 다 해줘도 소용이 없구나’ 하는 생각이 스쳤다.



보통 때였으면 그냥 넘어갔을 일이다.

그런데 그날은 내 마음에 여유가 없었는지,

아니면 하루가 조금 힘들었는지 그냥 넘겨지지가 않았다.

화가 나기보다는 눈물이 핑 돌았다.

아이 앞에서 그런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서 얼른 부엌 싱크대로

가서 설거지를 했다. 설거지를 하면서 생각했다.


아, 마음이라는 게 참 그렇구나.


하루에도 몇 번씩 작은 일에 쉽게 흔들린다.

어느 날은 괜찮았던 일들이 어느날은 괜찮지가 않다.

어느 날은 우울했다가,

어느 날은 걱정 했다가, 또 어느 날은 아무 생각도 하기 싫어진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다가도 사람 마음이란 게

참 변덕스럽고 갈피를 못 잡는다.

정말 갈대 같다는 말이 맞다.

감정이라는 바람이 불면 이리저리 휘어진다.



그래서 감정에 너무 기대지 말라고 하는거다.

감정은 늘 시시각각 변하고, 그런 감정에 너무 기대면

나까지 중심을 못잡고 흔들릴테니.



그래서 요즘은 내 마음 상태를 자꾸 들여다보려고 한다.

지금 내 마음은 괜찮은지, 아니면 조금 지쳐 있는지.

몸을 위해 건강 검진을 하듯 마음도 가끔씩 점검이 필요하다.



내 마음이 어디쯤 와 있는지도 모른 채 지내다 보면

‘우울’이라는 것이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다.

그 감정은 순식간에 나를 바닥까지 끌어내린다.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들 만큼 깊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안 좋은 생각들은 빨리 훌훌 털어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생각들이 나를 집어삼켜 버린다.


‘에라 모르겠다, 될 대로 되라.’


이 상태가 되면 사람은 자포자기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스스로에게 상처를 내고,

나뿐 아니라 주변 사람에게까지 상처를 주게 된다.

그래서 대수롭지 않게 넘길 일이 아니다.



내 마음 하나로 나와 가족의 오늘 하루가

행복해질 수도 있고 괜히 힘들어질 수도 있다면,

그 마음을 조금 잘 타이르고

가능하면 좋은 쪽으로 데려가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인생 별거 없다.

오늘 주어진 이 하루를 먼저 기쁘게 살아내는 것.

그 하루하루가 모여 결국 인생이 되는 거니까.



작은 것에 감사하고

작은 기쁨을 나누면서

오늘도 힘을 내어 본다.



아홉 살 딸래미의 말 한마디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다시 마음을 다잡으며


그렇게 오늘을 산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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