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편지 12
안녕~
오늘은 날씨가 좀 쌀쌀해서 따뜻한 커피가 더 생각나는 날이야. 며칠 전에 비가 와서 그런지 아침저녁으로 갑자기 더 추워졌어. 날씨가 계속 안 춥다가 갑자기 추워지니까 더 못 견디겠더라고. 원래 나는 추위를 잘 안 타는 편이고 두꺼운 옷 입는 게 불편해서 늘 얇게 입고 다녔는데, 그래서 엄마가 늘 잔소리하셨지. 그런데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추위를 더 타는 것 같아. 너는 어때? 추위 잘 타는 편이야, 아니면 괜찮은 편이야?
나는 오랜만에 서점에 다녀왔어. 나는 서점을 정말 좋아하거든. 책을 좋아하니까 갖고 싶은 책들이 늘 많아. 특히, 중고서점인 알라딘을 좋아해. 그곳에 가면 마치 보물 찾기를 하는 기분이 들거든. 매일 새로운 중고책들이 들어오니까 운이 좋으면 원하는 책을 발견할 수 있지. 그래서 갈 때마다 꼼꼼히 살펴보면서 고르게 돼. 중고책이지만 새책 같은 것들도 있어. 잘 찾으면 갖고 싶었던 책을 반값 정도에 살 수 있게 되는 거야. 미국에서 한국 새책을 사려면 배송비 때문에 생각보다 훨씬 비싸거든. 4권만 사도 100달러가 훌쩍 넘으니까, 새 책만 고집할 수는 없지. 오늘도 한참을 고민하며 둘러보다가 중고책 4권을 구입했어!
근데 말이야, 계산을 마치고 나오는데 입구 쪽 새 책 코너에서 커다란 책 두 권이 눈에 들어오는 거야! 요즘 핫하다는 판타지 소설 ‘아이언 플레임’이었어. 사람들이 다들 재미있다고 하길래 궁금했는데, 그 책이 거기에 딱! 1권, 2권 두 권 다 크고 두껍고, 깨끗하고, 표지 색깔도 너무 예쁘더라고. 그 앞에서 한참을 서서 고민했지. 가격을 보니까 역시나… 한 권에 $29.95! 너무 사고 싶었지만 이미 중고책을 샀으니 또 지출하기는 망설여지더라고. 결국 동생한테 무작정 메시지를 보냈어.
“나 이거 사줘~!”
별 기대 없이 그냥 장난으로 보낸 건데, 동생이 덜컥 사주겠다는 거 있지?! 그것도 두 권 다! 꺄악~! 완전 신났다니까! 공짜로 갖게 된 책이라 더 기분이 좋았어. 가끔은 이렇게 마음 가는 대로 던져보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 뜻밖의 행운이 올 수도 있으니까! 오늘은 정말 책방을 잘 갔다는 생각이 들었어.
우리 동네에도 알라딘 서점이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하다가도, 있으면 너무 자주 가서 충동구매를 많이 하게 될까 괜히 쓸데없는 걱정도 하게 되더라구. 너는 어때? 책방 좋아해? 얼마나 자주 가? 책방이 아니더라도 가끔 어디로 나들이 가는지 궁금해. 쇼핑몰? 분위기 좋은 카페? 아니면 근처 공원?
어디든 괜찮으니까 이번 주에 한 번 나가보는 거 어때? 집에만 있었다면 기분 전환도 되고 생각보다 훨씬 좋을 거야. 해보라니까~! ㅎㅎ
오늘도 내 이야기 들어줘서 고마워.
다음에 또 편지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