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고, 치료받는 당연한 일이 어려운 우리
자주 있지 않은 부산의 영하날씨.
따뜻하다가 급하게 뚝 떨어진 온도.
그리고 당연한 순서처럼 콜록거리는 너희.
모든 것이 합쳐진 월요일 아침.
미리부터 신경이 잔뜩 예민해진 엄마는 오늘도 잠을 설쳤어.
밤새 들리는 너희의 기침 소리, 거기에 더해진 나의 기침.
답답한 걸 싫어하는 너희를 잘 알면서도 겹겹이 옷을 껴입히고, 가장 두꺼운 롱패딩을 입히고.
모자와 마스크까지 쓴 너희는 눈사람 같아서 귀여웠지만 엄마는 도저히 웃음 지을 여유가 없었나 봐.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
지금 너희가 가진, 아니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아플 수 있는 권리]를 엄마가 외면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사랑스러운 너희가 아프지 않고 클 수 있다면,
아니 엄마 아빠가 대신 앓아줄 수 있다면 정말 흔쾌히 그래줄 수 있지만
아직 현대 의학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니
지금처럼 앓고 면역이 생기고 반복해야 하는 시기에도
도저히 너희의 아픔을 응원할 수 없는 일하는 엄마는 이렇게 잔뜩 날을 세워.
항상 없는 여유가 더 없어지고
엄마도 아빠도 아플 수 있는 사람인데 그것마저 외면해
이게 정말 건강한 가족이 맞는 건가.
늦어서 총총거리며 출근하면서도 이렇게 현타가 와버리면 직장에 가서도 제대로 집중을 못 할 거면서.
이렇게 엄마는 여기서도 저기서도 어정쩡한
엄마가 정말 싫어하던 스타일이 되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