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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타샤 Jun 28. 2022

낯선 노을

저 멀리 오렌지빛으로 서서히 물들어가는 풍경 속으로 고단한 해가 천천히 작별을 고한다.

출렁이는 파도의 박자에 맞춰 해는 춤추듯 인사를 한다.

고요히 불어오는 바람에 목이 간 야자나무도 슬렁슬렁 몸을 맡기고 얼굴에 닿는 진득한 습기와 파도는 일정한 박자감을 가지고서 오며 가며 한다.

제 몫을 다한 해가 서서히 사라질 때 알록달록한 네온 불빛이 하나둘 불을 밝히고 그 사이로 사람들의 설렘이 조잘조잘 퍼져 나간다.

그날 내 시선이 머무는 곳에서 태양빛은 저마다의 모습으로 지평선을 넘어가지만, 그날 하루가 결국은 마무리된다는 건 언제나 같은 모습이다. 

오늘도 생소한 풍경 사이로 넘어가는 낯선 노을의 공기는 차갑게 몸 안을 가득 에워싼다.

그리고는 이내 익숙한 듯 따듯한 날숨이 되어 말한다.

오늘 하루도 수고했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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