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을 허락하는 순간부터 진짜 여행은 시작된다

내게 허락한 작은 틈

by 부엄쓰c


바쁜 삶을 살아가다 보면, 쉬는 것조차도 용기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곤 한다.


휴식을 결심하기까지는 늘 수많은 망설임이 따른다. 모두가 바쁘게 달려가는 와중에 나만 멈춰 서는 게 아닐까 하는 불안감, 주변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어떡하지 하는 초조함이 마음의 어깨를 짓누른다.


곧 아들과 여행을 떠나기로 했지만, 내 몸과 마음은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였다. 위염으로 인해 배가 아프고, 허리 통증으로 다리까지 저렸다. 컨디션이 따라주지 않아 업무 마무리에 대한 불안이 앞섰지만, 이번만큼은 무리하게 나를 몰아붙이지 않았다. 나 자신에게 하루의 작은 휴식을 허락하기로 마음먹었다.


몇 년 전, 친구와 일본 여행을 떠나기로 했을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출국 전날까지 마무리해둘 업무를 처리하느라 새벽까지 각자의 사무실에 남아 있었던 나와 친구. 우리는 다음 날 설렘보다는 피곤한 몸으로 공항에 도착했고, 그날 밤 일본의 작은 야키토리집에 앉았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며 맥주와 꼬치를 즐겼지만, 실내를 가득 채운 담배 연기와 꼬치 굽는 연기 탓이었을까. 결국 다음 달, 둘 다 감기 몸살로 고생했다. 우리는 여행 내내 몸이 무겁고 피곤했다. 피로가 쌓여 면역력이 떨어진 탓이라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그래서 이번만큼은 다르게 해보기로 했다. 사실은 출국 전날 쉴까 생각하던 찰나에, 물리치료사가 알려준 운동을 하면서 다리 저린 증상도 조금 나아졌다. 이런 작은 변화가 나에게 용기를 주었고, 결국 여행 전날의 휴식을 기꺼이 나에게 허락하는 계기가 되었다.


처음에는 주변의 반응이 걱정됐다. 하지만 출국 전날 하루 더 휴가를 낸다고 했을 때, 동료들은 놀랍게도 흔쾌히 미소 지으며 말했다.


“여행 가기 전날 원래 쉬는 거 아니었어요? 어차피 여름휴가 기간이라 편하게 쉬어요." "준비도 해야 하는데 당연히 쉬어야죠.”


이 작은 말 한마디가 내 마음 깊은 곳에 잔잔한 울림으로 남았다. 때로는 나 자신보다 나를 더 잘 이해해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비로소 내 마음이 보이는 순간이었다.


스스로에게 허락한 작은 휴식 덕분에 긴장했던 몸과 마음이 조금씩 편안해졌다. 그제야 나는 왜 진작에 나 자신에게 이런 작은 여유를 허락하지 않았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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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의 이번 여행은 단지 낯선 풍경을 마주하는 것을 넘어선 의미를 품고 있다. 아이가 책을 펼치며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던 그 순간처럼, 이번 여행은 우리가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함께 성장하는 따스한 교감의 시간이다. 여행 준비를 하며 함께 책을 읽고, 아이의 호기심 가득한 질문들을 듣고 답하며 얻은 깨달음이 있다면 바로 이것이다.


‘우리 인생의 모든 순간은 언젠가 지나간다.

좋은 순간도, 힘든 순간도, 영원히 머물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의 휴식도, 몸과 마음의 고단함도 결국 지나갈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내가 나 자신에게 기꺼이 여유를 줄 수 있는 용기다. 그래서 나는 오늘 내게 가장 소중한 여행 준비물을 챙기기로 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온전한 휴식과 나를 돌보는 시간’이다.


잠시 멈추어 숨을 고르고, 충분히 쉴 수 있는 작은 틈을 허락하는 일.


지금 내게 가장 필요한 건 바로 그 용기였다.


오늘 하루, 나처럼 쉼 없이 달려와 지친 사람들에게 조용히 말해주고 싶다.


“괜찮아요.

때로는 뒤처지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속도를 찾는 시간이에요.”


삶의 진정한 여행은 어쩌면 이렇게 나 자신을 돌보는 작은 용기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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