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두르지 않을 때 찾아오는 마음의 깊이
매일 밤은 비슷하게 흘러간다. 아이는 숙제를 마치고 TV를 보거나 침대 주변을 맴돌고, 나는 글을 쓰며 밤을 채운다. 오늘도 그런 평범한 밤이었다. 하지만 아이가 자라고 재촉하는 나를 서성거리며 바라보는 눈빛은 무언가 달랐다.
"빨리 가서 자~"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오늘은 평소와 다른 선택을 해보기로 했다. 글쓰기를 멈추고 아이 곁으로 다가가 누웠다.
딱 10분만 이야기를 나누자고 생각했는데, 하루 동안 있었던 일과 아이의 마음을 듣다 보니 어느새 30분이 훌쩍 지나 있었다.
아이는 최근 친해진 친구 이야기를 꺼냈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그 친구는 외로움을 자주 느끼고 아이에게 지나치게 의지하는 듯했다. 공감 능력이 뛰어난 아이는 그 외로움을 쉽게 지나치지 못하고 때로는 지나친 요구까지 모두 받아주곤 했다. 나는 이전에도 아이에게 말했다. 친구의 외로움을 네가 전부 감당할 필요는 없다고, 그것은 부모나 어른이 도와줘야 하는 일이라고. 하지만 그때는 나도 미처 깨닫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최근 내가 정성스럽게 아침밥을 준비한 노력이 상대에게 온전히 닿지 않을 수 있음을 느끼면서, 아이의 행동도 비슷한 마음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아이에게 말했다.
"모두가 네 공감과 배려를 같은 깊이로 느끼지 않을 수 있어. 때로는 너무 애쓰지 않고 네 자신을 먼저 돌봐야 더 건강하고 오래가는 관계가 될 수 있단다."
아이는 내 말이 어렵다며 더 설명을 요청했지만, 밤이 깊어진 탓에 나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이야기하자. 다음에 더 깊게 얘기해줄게. 늦었으니 이제 자자."
글쓰기를 잠시 멈추고 아이 옆에 누운 그 짧은 순간, 나는 아이의 이야기를 좀 더 진심으로 들을 수 있었다. 서두르지 않으니 아이의 말이 더 잘 들렸고, 그렇게 서로의 마음이 조금 더 가까워졌다. 오늘 밤 내가 아이에게 준 것은 특별한 무언가가 아니라, 그저 곁에 머물며 서로를 천천히 이해하는 작은 시간이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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