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화 | 마음의 미로

내면 깊숙한 곳으로 향하는 길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by 부엄쓰c


모든 소리가 사라지고, 오직 내 숨소리만이 희미하게 공간을 채웠다. 나는 작은 문 앞에 홀로 서 있었다. 어둠 속에서 "마음의 미로"라는 글자가 떨리는 불빛 아래 간신히 빛나고 있었다.


“이 길은 당신 혼자 걸어야 합니다. 아무도 대신할 수 없어요.”


선우의 낮은 음성이 조용히 메아리쳤다. 그의 말은 위로라기보단 오히려 나를 향한 엄숙한 선언처럼 다가왔다. 나는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고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차갑고 낯선 공기가 나를 감싸며, 내가 들어온 길을 뒤로한 채 문은 조용히 닫혔다.


어둠 속에서 좁은 길들이 얽히고설켜 미로처럼 펼쳐져 있었다. 희미한 등불들이 곳곳에서 아른거렸지만, 길을 밝혀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 시야를 흐릿하게 만들었다. 점점 깊이 들어갈수록 불안과 혼란이 내 발목을 붙잡았다.


그때 익숙한 냉소가 어둠 속에서 조용히 들려왔다.


“이런 곳에서 뭘 찾으려는 거야?”


뒤를 돌아보자 서윤이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정말 끝까지 갈 수 있다고 생각해? 결국 상처받는 건 너뿐일 텐데.”


그녀의 말은 깊이 꽂혀 흔들렸다. 두려움이 내 안에서 자라났고, 숨이 가빠졌다. 나는 애써 마음을 다잡으며 다시 걸음을 내디뎠다. 하지만 걸으면 걸을수록 미로는 나를 더욱 복잡하게 가두는 듯했다.


얼마나 헤맸을까. 미로의 가장 깊은 곳에서 나는 걸음을 멈추었다. 희미한 빛 아래에서 작은 그림자가 웅크리고 있었다. 숨을 죽인 채 다가가려 했지만, 두려움이 다시 내 발목을 붙잡았다.


작은 그림자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고, 그 순간 내 가슴은 멎을 듯이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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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미한 빛 속에서 드러난 그 얼굴은, 너무도 익숙한 나 자신이었다. 어린 나의 모습을 한 그 작은 그림자는 말없이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그 자리에 멈춰 섰다. 나의 깊은 두려움과 마주하는 이 순간이 두려워 발이 움직이지 않았다.


이 순간만큼은 피할 수 없다는 사실만이 분명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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