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비결(長壽秘訣): 수천 년 약초 속에 감춰진 장수의 비결을 뜻한다.
<이 글은 28 체질의학의 발견과 연구, 의통의 전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민족 고유의 의통을 둘러싼 비밀과 음모, 천고의 비법 등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환단고기에서 동의수세보원에 이르기까지의 한민족 의통이 21세기에 세계 최고의 의학으로 대두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밝힌다. 각종 역병과 괴질, 난치병과 불치병을 고칠 수 있는 '의통과 해인'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을 찾는 사람이 천하를 구할 것이라는 예언이 실현될 것인가? 이 소설은 그 의문과 해답을 동시에 던질 것이다.>
19. 의학은 시대를 초월한 생명과학이다.
“사부님, 제가 조사님을 만나 뵈올 수는 없을까요?”
이야기를 듣는 중에 승학이 갑작스럽게 질문을 던졌다.
내면에서 일어나는 열망을 도저히 떨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사부는 놀란 기색 없이 말했다.
“자네가 그렇게 물을 줄 알았다네. 단군 의통을 전수받으려면 당연히 만나 뵈어야지.”
“예, 찾아뵙고 싶습니다. 제 마음속 깊은 곳에서 그런 외침 소리를 갑작스럽게 일어났습니다.”
승학도 예상 못한 불길 같은 충동이었다. 이유는 모르지만 어디선가 끌어당기는 느낌이 들었다. 승학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사부는 한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말했다.
“사부님을 찾아서 만나 뵙는 것은 좋지만 쉽지는 않네. 그분은 은둔하면서 활인을 실행하러 속세를 주유하기기 때문이야. 아무나 찾을 수도 없고 만날 수도 없어.”
“여전히 젊으신 외모를 지니고 계신가요?”
“그렇지. 사부님은 늘 말씀하시길 ‘젊음이 곧 건강의 증표이고 체질의학이 가야 할 길이야.’라고 하셨어. 나는 처음엔 그 말을 믿을 수가 없었어. 과연 그럴까 생각을 많이 했지?”
“사부님, 결론은 어떻습니까?”
“젊음의 상태가 곧 건강이며 에너지라는 것이 확실하더군. 80대가 50대로 보이면 젊어 보이는 것이 아니야. 50대가 맞는 거지. 그것이 체질의학의 건강에 대한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야.”
승학은 그 말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다시 한번 질문을 했다.
“사부님, 80대가 50대로 보인다는 것이 말인 되나요? 그건 조금 심한 비약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무리 젊어 보이더라도 한계가 있지 않을까요?”
“허허, 그렇게 생각하는가? 경험해보지 않고 상상만 하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테지. 하지만 동양의 신선술은 전설이 아니야. 동양의학의 출발점이 신선사상에 있었어. 다시 말하면 그건 그 시대의 과학이라는 거야. 의학은 시대를 초월한 생명과학이기 때문이야.”
“아. 그러신가요? 하지만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이란 상상이 안 됩니다.”
“자네가 그리 생각한다니, 내가 하나 물어보겠네. 나는 몇 살이라고 생각하는가?”
뜻밖의 질문이었지만 승학은 웃으며 말했다.
“사부님은 40대 후반쯤 되시지 않나요? 저의 어머님도 사부님을 보시고 젊은 분이 참 대단하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게 보이는 것인가? 그렇다고 생각하고 확신하는가? 정확하게 말해보게나.”
“그야 말할 것도 없이 그렇게 보이고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사부는 크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니까 보이고 생각하는 것이 전부가 아닌 것이야. 진실은 때로 상상을 벗어날 수 있는 것이야.”
“사부님, 그것이 무슨 뜻인가요?”
“나는 멀지 않아 80대가 될 것이야. 자네가 보고 생각하는 것과 너무 다르지 않은가?”
승학은 순간적으로 충격을 받았다. 할 말을 잊어버린 상태가 되었다. 보이는 것과 생각하는 것과 완전히 다른 세계를 느꼈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승학은 눈앞의 현실이 믿어지지가 않았다. 한 참의 침묵이 흐른 뒤에 사부가 천천히 말을 꺼냈다.
“자네는 역사적으로 증명된 세계 최장수자가 누구인지 알고 있나?”
“모르겠습니다.”
“이청운(李靑雲)이라는 한의사야. 그는 256년을 살았어. 그는 100살 동안 한의학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여 정부의 특별상을 수상했어. 그리고 200세부터도 여전히 대학에 가서 학술강연을 했다고 알려져 있어. 당시 미국의 뉴욕타임스와 타임지는 모두 그의 세계 최장수 기록을 보도한 바 있다네.”
“그것이 사실일까요?”
“왜 또 이것도 못 믿겠는가. 내 나이에 대해서도 자네는 단지 보이는 대로 추정만을 했겠지. 항상 가능성을 열어놓고 생각하고 연구를 해야 하네.”
“예 알겠습니다. 사부님 그런데 그분이나 조사님의 장수 비결은 무엇인가요?”
“그는 평생 약초를 연구하며 장수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애썼다고 하네. 약초를 채집하고 의학을 연구하기 위해 중국 전역과 베트남, 태국, 네팔까지 갔다고 전해지고 있어. 장수의 비결은 약초에 있다네. 나의 사부님도 늘 이렇게 말씀하셨네. '수천 년을 사는 약초 속에 장수의 비밀이 숨어 있는 것이야.' 정말 그렇다네. 내가 처음 사부님을 만나 뵙고 오핵환을 먹고 나서 그것을 눈으로 확인했다네. 내 이야기를 다 듣게 되면 전부 이해가 될 것이야.”
그는 잠시 생각을 더듬고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100일 만에 돌아온 사부는 청산을 본격적으로 지도하기 시작했다.
새벽 3시부터 밤 10시까지 공부와 수행에 들어갔다. 첫 번 째 일이 온 산을 헤매며 약초를 채집하는 일이었다. 먼저 약초를 익히고 오래된 천고의 비전을 읽기도 했다. 힘든 과정들이었다. 산속 생활이 냉혹한 훈련장으로 바뀌었다. 때로는 높은 바위틈의 희귀한 약초를 캐다가 떨어져 다치기도 했다. 그럴 때 사부는 희귀한 약초로 간단하게 치료를 했다. 보고도 믿기지 않은 치료효과에 놀란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사부가 가장 중요하게 강조하는 공부는 천부경과 환단고기였다. 그다음에 주역과 역학서를 익혔다. 그 기초가 끝나고 서야 약초와 침구, 방제를 체계적으로 공부했다.
이 모든 공부가 체화되고 나서야 체질에 대한 공부를 했다. 그것은 어떤 의학책에도 없는 특별한 의론이었다. 사상체질의‘동의수세보원’와는 많이 달랐다. 체질치료도 전혀 달랐다. 사상체질에는 없는 침술이 단군 의통의 체질에는 있었다. 천부경의 원리가 담긴 신통한 효과가 있는 체질침법이었다.
그렇게 4년의 세월을 꿈결 같이 흘렀다.
처음 산속 생활은 힘들었지만 사부와 함께하는 시간은 행복했다. 혹독한 과정을 거쳐 청산은 단단해졌고 깊어졌기 때문이다. 단군 의통의 전수를 받았던 모든 과정이 좋았던 것이다. 지나고 보면 그 시간은 지극히 짧았다. 하지만 속세와 다른 산속의 시간으로 보면 10년은 훌쩍 넘을 긴 세월이었다.
어느 날 사부는 청산을 불러 앉히고 말했다.
“이제 소백산에서의 수행과 공부는 끝났네. 자네는 하산해서 의술을 더 연마하여 계룡산 근처에서 환자를 치료하도록 하게. 내가 가르쳐 줄 것은 모두 전해주었네.”
청산은 언젠가는 이날이 올 줄은 짐작했다. 하지만 사부와 헤어지기는 싫었다.
“사부님을 모시고 함께 생활하면 안 되겠습니까? 저는 여기 생활이 좋습니다. 평생 사부님을 모시고 함께 살고 싶습니다.”
“그건 안 될 일이야. 단군 의통의 사명을 다해야 하네, 하산해서 큰일을 하며 다음을 도모해야 하네. 개인의 영달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웅비하는 꿈과 여망, 미래를 위해 임무를 수행해야 하네.”
사부는 그 말을 끝으로 면벽좌선에 들어갔다. 한번 좌정에 들어가면 최소 21일 이상은 묵언수행을 하기 때문에 청산은 눈물을 머금었다. 사부의 뒷모습을 향해 큰 절을 올리고 울며 하직인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