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체질의학 소설> 청출어람

생명의 이치는 미세한 아침이슬 한 방울에도 숨겨져 있다.

by 백승헌

<이 글은 28 체질의학의 발견과 연구, 의통의 전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민족 고유의 의통을 둘러싼 비밀과 음모, 천고의 비법 등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환단고기에서 동의수세보원에 이르기까지의 한민족 의통이 21세기에 세계 최고의 의학으로 대두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밝힌다. 각종 역병과 괴질, 난치병과 불치병을 고칠 수 있는 '의통과 해인'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을 찾는 사람이 천하를 구할 것이라는 예언이 실현될 것인가? 이 소설은 그 의문과 해답을 동시에 던질 것이다.>


40. 의도의 길은 깨달음을 통해야 한다.


“의도와 의술은 어떻게 다른가요?”

승학은 수선제에 머물며 스승의 지도를 받았다.

스승은 승학을 가까이 두고 엄격하게 가르침을 주었다. 승학은 수선제에서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수련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하지만 의술의 길은 높고도 깊었다. 사부는 이렇게 말했다.

“의학은 의도의 길이야. 무릇 도는 깨달음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자네는 의술을 펼치지 말고 의도를 행해야 하네. 정확한 법칙과 원리에 따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완벽을 기하도록 하게”

사부의 그 가르침은 승학에게 있어 의도와 의술의 혼동을 느끼게 했다. 승학은 수없이 생각을 했지만 답을 찾을 수 없어 질문을 했던 것이었다.

“의술은 병을 고치는 기술적 부분을 의미한다네, 하지만 의도는 병보다 사람 자체를 이해하고 정확한 원인을 찾아 뿌리치료를 하는 것을 뜻한다네. 육체와 정신, 영혼까지를 회복하도록 하는 것이 의도일세.”

의도의 길, 승학에게 있어 도는 세상의 바른 이치로 자리매김되어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시절부터 늘 도를 닦겠다는 일심을 가졌었다. 저녁이면 매일 정좌하고 명상에 드는 일은 승학에게 있어 루틴이었다.

하지만 의도를 깨닫는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승학은 수선제에서 시간이 나면 뒷산엘 올랐다.

주역 책을 들고 산에 올라 솔가지 그늘 아래에서 공부를 했다. 산자락에서 자라는 나뭇잎 하나, 시냇물소리, 바람 한 점까지 다 담고 있는 역경의 세계를 느끼기 위해서였다.

승학이 자연 속에 녹아있으면 감춰져 있는 신비한 세계가 느껴졌다. 생명의 이치가 미세한 이슬 한 방울에도 있음을 감촉했다. 그러나 의도를 깨닫는 것은 그와 다른 세계였다.

그것은 단기간에 깨달아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승학은 의도를 깨닫는 것보다는 체질의학의 임상을 정리할 계획을 세웠다.

“사부님, 저는 체질의학의 임상의학적 가치를 검증하고 싶습니다. 여기서 검증을 한 후에 의학공부를 본격적으로 할 계획입니다.”

“그렇게 하도록 하게나. 자네는 이미 나의 사부님과 내게서 단군 의통의 비전을 모두 배웠네. 그 정도면 이 세상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훌륭한 의술을 갖춘 것이네. 하지만 세상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해야 하겠지.”

“예, 그렇게 하도록 준비하겠습니다.”

“자네는 그간 단군 의통의 전수자로서 온갖 학문을 섭렵했지 않았나? 그것을 일단은 검증하고 체질의학을 전 세계를 향해 펼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게. 그것이 진정한 청출어람일세.”

그는 승학이 진심으로 청출어람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그가 가진 모든 것을 전해주었고 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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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20대 초반의 학생이 찾아왔다.

그의 이름은 이대진이었다.

“소화가 안 되고 늘 머리가 아픕니다.”

그는 힘들어했다. 승학은 그의 체질진단을 해 보았다. 그는 허리가 굽어있고 좌우의 균형이 어딘지 어색한 상태였다. 사부는 그를 보며 말했다.

“허리를 다친 것이 언제입니까?”

몹시 어둡고 지쳐 보이는 표정을 보며 승학은 그의 병력을 추정했다.

“중학교 3학년 때 축구를 차다가 다친 이후로 이렇습니다. 허리디스크라고 진단받았습니다. 허리가 아파서 잘 걷지도 못하고 현재는 휴학 중인 상태입니다.”

가만히 있던 그의 어머니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자폐증 증세가 있어 사람 얼굴을 잘 쳐다보지 못해요. 다른 사람과 어울리지도 못하고요. 제대로 앉지를 못해서 공부도 할 수 없어요. 아이를 지켜보는 것이 너무 힘들어요. 제발 고쳐주세요."

사부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를 진단하고 치료를 시작했다. 우선은 허리와 소화기질환 침 치료를 했|"다. 침을 맞은 후에 그는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허리가 편해진 느낌이 듭니다. 소화기도요. 뭔지 여기에서 치료하면 나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 학생과 어머니는 다음 치료 예약을 하고 약주문을 하고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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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가 보기엔 무슨 체질 같은가?”

“제가 분석해 본 결과는 소양인부체질에 태양인주체질입니다.”

“아. 그런가? 나는 태양인체질 같기도 하고 소양인체질 같기도 해서 확정을 못 지었네. 침은 어떤 것 같은가?”

“사부님의 침법과 28 체질침법은 조금 다른 점이 있습니다. 프랙털원리로 침을 놓으면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치료자체가 아주 빨라집니다.”

승학은 그에게 그 원리를 설명하며 정확한 혈 자리를 알려주며 말했다.

“감히 제가 사부님에게 말씀드리는 것은 제가 연구한 것이 그렇다는 겁니다. 한번 임상을 해보시면 어떠할는지 궁금합니다.”

“청출어람은 모든 사부들의 마음일세. 자네가 창안한 체질침법이나 처방이 효과가 더 좋다면 당연히 그것을 사용하는 것이 맞지 않겠는가? 내가 다음 침치료를 할 때 필히 임상해 보겠네. 자네도 한번 지켜보게나.”

승학은 사부의 그런 넓은 아량에 잔잔한 감동을 느꼈다. 평생 자신이 연구한 것을 주장하지 않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제자에게도 배움을 청하는 것은 대인배의 그릇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참 자네가 말한 소양인부체질에 태양인주체질의 처방은 어떻게 하는 것인가? 그것도 내가 사용하는 처방과는 다를 것 같이 느껴지네.”

“예, 천고비전의 처방은 동의보감이나 동의수세보원과는 많이 다릅니다.”

“그렇다면 그 처방을 내게 적어주게. 이번 약은 자네의 처방대로 한번 임상을 해보는 것이 좋을 듯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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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학생이 다음에 치료를 왔을 때 승학은 가까이서 지켜보았다.

그들 모자는 승학을 사부 손 선생을 보조하는 직원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 학생은 승학에게 친근감을 느끼는 듯 승학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했다.

“제가 다른 한의원에 갔을 때, 소음인이라고 말하는 곳도 있었고 태양인체질이라고 말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어느 쪽이 맞는 건가요?”

“원장님께 물어보세요. 저는 여기 보조로 있어 잘 모릅니다.”

승학이 그렇게 말했지만 그는 아랑곳 않고 말했다.

“늘 곁에 그림자처럼 계시니까, 잘 아실 것 같은데요. 원장님은 근엄하셔서 물어보기가 좀 그래서요.”

“원장님이 소양인부체질에 태양인체질이라고 하셨으면 그것이 맞는 거겠지요.”

승학은 대수롭지 않은 듯 그렇게 말했다. 그 학생은 다분스럽게 다시 질문을 했다.

“맞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나요?”

“제대로 치료가 되면 그 체질이 맞는 거겠죠.”

승학은 간단히 답하고 자리를 떠나려고 했다. 한데 그는 승학을 붙잡고 하소연하듯 말했다.

“제 몸은 어찌할 수 없는 가봅니다. 저는 허리가 아팠을 때부터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병원과 한의원을 찾아다녔어요. 그런데도 늘 이와 비슷했어요. 제가 어머니를 졸라 여기를 온 이유는 체질전문이라는 소문을 들어서입니다. 체질을 알면 뭔가 남다른 치료법이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되었거든요.”

승학은 그를 보며 간단히 말했다.

“아마 오늘 원장님께 침 치료하고 약을 복용하면 바로 나을 겁니다. 기적처럼 낫는 것을 여기서 많이 보았습니다. 그러니까, 의심하지 말고 원장님 치료를 열심히 받으세요.”

그제 서야 그 학생은 표정이 밝아졌다. 환자의 심정을 아는 승학으로서는 그 학생의 답답한 심정이 이해가 되었다. 학교를 휴학하고 정처 없이 병원을 찾아다니면 온갖 회의와 불만이 쌓일 터였다.

승학도 내심으로 사부의 체질치료가 기대되었다. 과연 28 체질의학으로 치료를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가? 청출어람이 실현될 수 있을까? 승학은 그 오랜 시간 갈고닦은 체질의학의 임상에 대해 기대와 불안을 동시에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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