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헛똑똑이의 실패 조건

5. 헛똑똑이와 체질의 관계

by 백승헌

술집 주모의 집에 얹혀사는 바보가 있었다.

동네 건달들은 그 바보를 놀렸고 업신여겼다. 그는 바보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단지 꿈을 꾸며 살았다. 주변의 헛똑똑이들이 볼 때는 완전 멍청이 바보였다. 그는 동네 사람들에게 놀림을 받았다. 그리고 어느 날 건달들이 그를 불러 심하게 놀렸다.

사타구니 사이를 기어가면 술을 주겠다고 했다. 그는 아무렇지 않게 그렇게 했다. 사타구니 사이를 기어 다니며 그들이 주는 술을 받아마셨다.

그는 남들의 놀림이나 시선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꿈꾸는 바보였기 때문이었다. 그의 꿈은 웅대했다.

천하를 통일한 꿈을 지니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공부를 했던 것이다.



중국의 초, 한전에서 항우를 누른 한나라의 한신 장군의 이야기이다.

한신 장군은 꿈꾸는 바보였기 때문에 용감했고 바보의 지략이 있었다. 그는 한나라의 유방을 찾아가서 대뜸 장군으로 임명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한 천하의 영웅으로 불리던 항우와 싸울 수 있었다.

항우는 ‘역발산기개세’ 즉, 산을 뿌리 채 뽑아버릴 수 있는 강한 기세를 지녔다.

그 어떤 장군도 그와 싸워 이길 수가 없었다. 그러나 항우는 헛똑똑이였다. 강한 에너지와 지략이 뛰어났지만 바보의 전략을 몰랐다. 처음 항우는 총명하고 용감하게 돌진하며 승리했다. 하지만 적수가 없는 그의 힘을 과신하며 서서히 헛똑똑이의 함정에 빠졌다.

그는 한나라의 유방을 과소평가했다. 자신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고 무시했다. 게다가 자신이 똑똑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지략이 뛰어난 충신들을 내쳤다.

오직 자신만을 믿는 오만함이 그를 패망하게 한 것이다.

그는 패왕별희의 마지막에서 보여주듯 죽으면서까지 운이 없음을 탓한다.

그가 꿈이 있었다면 절대로 운을 탓하지 않았을 것이다. 헛똑똑이의 함정은 자신을 과신하면서 조금씩 파인 것이다. 헛똑똑이의 함정을 만드는 조건은 다음과 같다.




헛똑똑이의 조건

1. 자신만을 믿는다.

2. 절대 바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3. 논리적인 탁상공론을 좋아한다.

4. 타인을 지나치게 의식한다.

5. 한꺼번에 여러 가지를 잘하려고 한다.

6. 생각하는 것과 행동하는 시점은 별개라고 여긴다.

7. 꿈을 허황된 것이라고 판단한다.

8. 독불장군도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9. 타인의 충고는 무시하고 자신의 생각을 확신한다.

10. 자신의 부족보다는 운세를 탓한다.


헛똑똑이의 등급

상등급 헛똑똑이- 10가지 다 해당사항이 있다.

중등급 헛똑똑이- 5가지 이상 해당사항이 있다.

꿈꾸는 바보- 해당사항이 하나도 없다.



이 정도면 실패할 수밖에 없고 실패하기 쉬운 조건이다.

그러나 헛똑똑이는 이 조건을 변화시키려고 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체질자체가 헛똑똑이로 세팅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헛똑똑이의 조건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

사람들은 성격이 비뚤어지고 화를 잘 내면 천성이라 생각한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런 성격은 체질적 언밸런스가 심하며 병적 증상이 있다는 뜻이다. 반대로 성격이 소심하고 부정적인 것도 성격으로 규정한다.

그 역시 체질적 특성이며 병적인 상태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초등학교 때 소심한 소년이 왜 고등학교 때는 활달한 외향적 성격으로 변하겠는가?



중학교 시절, 차분하며 내성적이고 착한 친구가 있었다.

그는 말 수도 많지 않았고 목소리가 가늘었다. 체형은 호리호리하고 허약했다.

그랬던 그를 20대 중반에 다시 만났다.

그는 굵고 높은 톤의 목소리로 나를 반겼다. 예전의 그 친구는 어디 가고 없었다.

그는 해군 UGT 훈련을 받은 전사가 되어 있었다.

허벅지는 여성의 허리만 했고 눈빛은 형형했다. 성격은 괄괄하며 외향적이었다.

어떻게 된 일일까?

그는 강한 특수전 훈련을 받으며 체질이 강화된 것이었다. 아마도 그런 변화를 모두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체질을 강화하면 성격이나 체형, 목소리, 이미지 등 모든 것이 바뀐다.

체질을 강화한다는 것은 그러한 의미이다.



환자와 병이 완치된 사람의 성격은 같은 사람이지만 달라진다.

체질진단을 하고 치료를 하며 수없이 동일한 경험을 했다. 그런데도 정작 헛똑똑이는 그런 말을 믿지 않는다.

몸이 아픈 곳이 없으면 건강하다고 믿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한다. 심지어 헛똑똑이들은 병이 생겨도 뿌리를 뽑지 않는다. 조금만 좋아져서 통증이 없으면 바로 건강회복으로 여긴다.

그런 생각들이 삶의 자세나 성공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하지만 바보는 헛똑똑이와 다르다. 앞만 보고 달려가기 때문에 몸을 소중히 여긴다. 조금이라도 몸에 이상이 있으면 뿌리치료를 한다.

아프지 않은 것을 건강의 기준치로 삼지 않는다. 바보는 에너지가 넘치는 상태를 건강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만 믿거나 화를 자주 내는 바보는 없다.

바보는 항상 웃으며 상대를 배려하고 꾸준히 노력한다. 바보와 헛똑똑이는 건강에 대한 기준 자체가 다르다.

당연하게 바보는 삶의 태도가 긍정적이고 목표지향적인 것이다.

체질적으로 보면 헛똑똑이는 실패로 가는 길을 과시하며 간다.

그러나 바보는 발전하고 성공할 수밖에 없는 관리와 루틴을 가지고 있다. 겉으로 보기엔 헛똑똑이가 잘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바보의 성공이 더욱 빛이 나고 가치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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