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피는 베트남의 꽃들과 약초의 비밀
"왜 이렇게 한의원에 꽃들이 다양하게 있나요"
메디힐 한의원에 오는 환자들 중에 몇 분은 이렇게 물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정원에 500가지 이상의 꽃나무와 꽃들이 만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꽃나무와 화초들이 많은 이유로는 세 가지가 있다.
1. 꽃을 사랑하고 좋아하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꽃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밝아지고 따뜻해지는 효과가 분명히 있다.
2. 환자들의 아픔이나 고통, 통증을 위로하며 꽃향기로 치료하는 효과를 원하기 때문이다.
꽃가꿈과 피움은 최적의 건강상태를 나타낸다. 꽃나무가 꽃을 피우도록 관리하고 돌보는 것이 곧 치료하는 마음과 통한다.
3. 꽃나무와 화초, 약초들을 심어 관찰함으로써 의학연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꽃나무와 화초, 약초는 특유의 생명력과 효능이 있다. 정원 한쪽에 생강을 심고 관찰하기도 하고 고수나 베트남 약초를 심기도 한다. 그것들은 약초 연구에 큰 도움이 된다.
한의원을 이전하고 개원을 준비하는 기간 동안 근처의 농장 꽃집에 자주 갔다. 나는 그곳에서 특이하게 매일 피는 꽃을 발견했다. 하얀 별처럼 생긴 그 꽃은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피어 있었다.
“365일 단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꽃이 피는 꽃나무가 있을까요?”
나는 많은 한국인이나 유럽인, 베트남인들에게 물어보았다.
그 질문에 정확한 답변을 하는 사람은 없었다. 나 역시 한국이나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어느 나라에서도 본 적이 없는 희귀한 현상이었다.
나는 그 꽃을 연구하려고 10그루를 사서 심어 놓고 매일 관찰했다.
그 꽃의 정식이름은 물어보지 않았다. 다만 꽃잎이 별처럼 생겼다고 해서 하얀 별꽃으로 명명했다. 그리고 베트남이 벼농사를 이부작, 삼부작을 하듯 꽃도 매달 피어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한국인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한국은 꽃이 지면 다음 해까지 기다려야 하지 않은가. 그런데 베트남의 꽃은 하루에 한 번 피는 꽃, 보름에 한번 피는 꽃과 한 달에 한번 피는 꽃 등 다양했다.
이것은 토양과 태양빛에 따라 꽃피는 조건이 달라진다는 뜻이다. 이를 체질의학에 적용하면 체질에 따라 꽃이 피는 것이 달라지는 것과 같다. 또 의학적으로 꽃이 핀다는 것은 안티에이징이다.
한국의 경우 꽃이 지면 노화이며 잎과 줄기가 시들해서 죽는다. 그런데 베트남 화초나 꽃나무는 달랐다. 꽃이 그렇게 매일 핀다는 것은 안티에이징의 상태가 지속된다는 증거이다. 보름에 한번, 한 달에 한번 피는 꽃도 그렇다. 특유의 조건에 맞으면 더 오래 피어 있는 경우도 있다. 이는 대단한 안티에이징의 증거가 아닌가?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이 시구는 ‘열흘 동안 붉은 꽃은 없다’는 뜻이다. 한 번 성한 것이 얼마 못 가서 반드시 쇠하게 됨을 비유한 것이다. 하지만 베트남의 꽃은 이와 다르다. 종이꽃의 경우 화분에 키우면 일 년 내내 붉은 꽃잎을 피우고 오래오래 빛이 바래지 않는다. 열대 지방의 태양과 산소, 물, 토양의 힘이 그렇게 나타난 것이다.
그렇다면 열대지방이라서 그렇다고 이해하기보다 안티에이징의 원리를 찾아야 한다. 인간의 체질도 태양과 산소, 물, 토양의 힘이 골고루 충족되면 안티에이징이 된다.
베트남이 약초 천국이 되는 이유와 안티에이징의 원리
좋은 약초가 생겨나는 절대적인 조건은 반도국이나 반도, 혹은 히말라야의 고원지대 등이다.
역사적 기록상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 256세까지 장수한 중국의 한의사 이청운은 약초전문가였다. 그는 어릴 때부터 약초를 찾아 유랑했다. 중국을 비롯해서 베트남을 거쳐 히말라야의 네팔까지 약초여행을 했다고 전해진다. 그는 여러 나라를 여행했다. 하지만 베트남과 네팔을 좋은 약초가 생산되는 나라로 손꼽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베트남은 인도차이나 반도 3444미터의 세계에서 가장 긴 반도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차이나 반도에 캄보디아와 라오스, 태국, 미얀마, 베트남 등이 있다. 그중에서 좋은 약초가 나는 동쪽 지역과 바다는 베트남이 독차지하고 있다.
좋은 약초의 조건으로는 베트남이 최적이 될 수밖에 없다.
실제 세계적인 약초가 생성되는 나라는 반도국 혹은 반도이다. 반도국으로는 한국, 말레이시아, 스페인, 이탈리아가 있다. 이들 나라는 특별한 약재가 생성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특유의 허브가 많아 유명한 건강식품이 많다. 한국은 고려시대부터 고려인삼이 유명해서 나라이름까지 고려인 코리아로 불리 운다. 다만 반도국 중에서 말레이시아는 특효의 약재로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말레이시아의 통캇알리를 비롯한 여러 약초들은 대단히 효과가 좋다.
나는 말레이시아에서 7년을 거주하며 말레이시아 약초를 연구했다.
불치병인 황반변성이나 건선, 아토피 등을 고칠 수 있었던 이유도 말레이시아 약초의 효능 덕분이다. 또 감기는 특효제가 없다고 하지만 독감이나 목감기의 특효제를 개발할 수 있었다. 독감이나 일반 감기의 경우 하루면 대부분 나았다. 목감기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베트남으로 이전 결정을 내린 이유 중의 하나도 베트남이 약초 천국인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미 말레이시아에서의 약초 연구가 끝나서 다음으로 베트남행을 결정한 것이다.
인도차이나 반도 외에도 세계의 화약고 발칸반도, 스칸디나비아 반도 등이 있다. 발칸반도와 스칸디나비아 반도 역시 효과가 좋은 약재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한의학이 발달한 한국과 베트남과는 비교할 바가 아니다.
탁월한 약초가 있다고 해도 실험과 검증의 오랜 역사가 필요하다.
지구상의 반도국 혹은 반도 중에서 한의학의 전통이 있는 나라는 한국과 베트남뿐이다. 말레이시아는 중국인 이주로 최근에 약초연구가 활발하지만 역사가 그리 길지 않다.
반도나 반도국이 좋은 약초를 생성하는 이유는?
중국의 특효 약초 생산지인 산둥반도에서 입증이 된다.
한의학과 약초의 발상지는 중국의 산둥반도이다.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약 2천4백 년 전)부터 산둥반도 중심으로 신선사상이 일어나고 약초 연구가 성행했다. 그 지역은 일찍부터 영묘한 약초가 있어서 한번 먹으면 몇 년씩.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고 믿은 것이다. 신선사상은 불로장생이나 장생술을 주창하는 것으로 후에 한의학의 근간이 되었다. 반도나 반도국이 좋은 약초를 생성하는 이유는 지형적인 바닷바람과 햇볕, 오존층의 풍부한 산소, 소금기의 미네랄 때문이다.
이는 한국의 동해안 쪽의 태백산이나 오대산 등의 약초에서도 표시가 난다.
중국의 산둥반도 역시 동쪽에 위치해 있고 바닷가가 근접해서 좋은 약초의 생산 조건이 된다. 그곳에서 중국 전역으로 약초가 퍼지고 한자문화권인 한국이나 일본, 베트남으로 전파된 것이다.
“베트남에도 한의과 대학이 있나요?”
가끔 이렇게 질문하는 분들이 있다. 나는 이렇게 답변을 해 준다.
“베트남에도 한의학 대학이 있습니다. 명칭은 전통의학대학이며 한의학을 연구하며 한의사를 배출합니다. 한국과 학제편재가 조금 다르지만 우수한 성적을 지닌 학생만 입학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커리큘럼이나 학제는 중국과 한국의 한의대와 유사한 부분이 많다.
나는 메디힐 한의원에 근무하는 2명의 간호사가 베트남 한의대출신의 한의사들이기 때문에 잘 알고 있다. 한국과 다른 점은 한의대를 졸업하고 1년 8개월의 인턴 과정을 더해야 한의사 라이선스가 나온다. 그 기간에 월급이 많은 한국 한의원에 취직한 것이다.
두 명의 간호사는 한의대를 졸업하고 인턴과정 중에 간호사를 하지만 매우 친절하다.
한국인 같으면 자존심을 내세우겠지만 그런 것도 없다. 경락과 경혈, 신경학, 해부학을 잘 알고 있고 환자 치료를 위한 준비나 보조 치료를 아주 잘한다. 경혈자리를 다 외우고 있어서 증상을 얘기해 주면 침치료 전에 사전 치료를 다 해준다.
베트남의 약초에 대한 지식은 한국의 ‘동의보감’과 같은 ‘뚜에 띤’이라는 책에 모두 담겨 있다.
중국의 약초인 투억박(북쪽약)과 구별되는 투억남(남쪽약)이 수록되어 있다. 나는 이 책을 공부하기 위해 베트남어를 열심히 하며 독해를 하고 있다. 현대의학의 핵심은 중증외과, 산부인과, 치과, 안과, 종양내과 등이다. 첨단 의료기와 수술을 중심으로 한 치료이다. 그에 반해 한의학의 핵심은 침과 약초이다.
특히 심오한 약초의 효과는 불치병을 낫게 하고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효능이 있다. 당연히 베트남의 약초를 연구하면 매일 피는 꽃처럼 안티에이징을 할 수 있다. 실제 탁월한 효능의 베트남 약재를 사용하면 특별한 효능이 있다.
예를 들면, 황반변성이나 건선, 아토피 등을 고칠 수 있다는 것은 난치병 치료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약초의 힘은 강력하다. 현재 지구상에서 최고 장수인 148세의 인도네시아 노인은 약초인 자무를 복용함으로써 건강을 누리고 있다. 따라서 특별한 약재 혹은 베트남의 약재는 분명히 안티에이징의 특별한 효능이 있다.
그것은 서부지역의 장수노인들이 베트남 약초를 상복한다는 것에서 알 수 있다. 호찌민은 젊은이들이 많지만 서부지역은 80대에서 90대 장수노인들이 많다.
그들은 베트남 특유의 약초를 복용하며 젊음을 지킨다. 약초 천국 베트남의 진면목이 그렇게 드러나는 것이다. 매일 꽃을 피운다는 것은 젊음의 유지를 의미한다. 나는 매일 피는 꽃을 보며 인간의 체질과 안티에이징의 가능성을 꿈꾼다. 인간의 몸도 최적의 조건을 갖추면 매일 꽃피움이라는 안티에이징의 아름다움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