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기억의 회복이 가능할까?

뇌기능의 문제 8. 몸의 기혈 순환을 돕고, 뇌기능을 높여야 합니다.

by 백승헌

승운은 자신의 모친이 68세 때 치매증상이 왔을 때 고쳤던 경험이 떠올랐다.

당시 모친은 갑자기 그릇을 자주 깨트리고 화를 냈다. 또 자식들 이름을 잊어버리거나 엉뚱한 말을 했다. 그 증상은 나날이 심해지고 있었다.

승운이 치료를 시작했을 때는 스스로를 자책할 때였다.

그러나 침치료와 공진단을 통해 어머니는 완치가 되었다. 침술의 기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승운은 그 경험을 통해 치매증상의 완치를 확신했다.

수빈은 곧바로 특효의 공진단을 만들 준비를 했다.

그녀는 헬렌을 위한 특별한 처방을 했다. 일반 공진단과 다른 점은 복신(茯神)과 원지(遠志), 석창포(石菖蒲), 백복령(白茯苓)을 가감하는 것이었다.

여기에 필리핀산 유칼립투스 잎, 베트남의 침향, 러시아산 차가버섯을 소량 배합해 뇌신경 보호와 활성화에 효과를 극대화했다.


그녀는 스티븐에게 특효의 공진단을 설명했다.

“뇌기능의 문제는 단지 뇌를 자극하는 게 아닙니다. 몸 전체의 기혈 순환을 돕고, 마음의 불안을 내려주며 뇌기능을 높여야 합니다. 어머님이 더 안정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기본이죠.”

헬렌은 침을 맞으면 편안하게 잠이 들었다.

그녀는 치료가 거듭될수록 눈동자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치료 2주 차, 헬렌은 처음으로 스티븐의 이름을 정확히 불렀다.

“… 스티븐… 너였구나.”

순간, 스티븐은 말을 잊지 못하고 눈물을 삼켰다.

“엄마! 기억… 나셨어요?”

헬렌은 한참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그래, 조금씩 떠오르는 것 같아.”

효과가 나타나자 그들은 치료의 횟수를 늘렸다.


일주일에 세 번의 침술치료와 하루 세 번의 한약을 복용했다.

수빈은 그녀의 기력이 좋아지자 직접 ‘기억 회복 명상’까지 도와주었다.

그녀는 아침마다 간단한 태극권 동작을 따라 하며 체내 기의 흐름을 자극했다. 그에 따라 점차적으로 과거의 기억들이 단편적으로 되살아났다.

4주 차, 헬렌은 자신이 살던 런던의 집주소를 기억했다.

애지중지 키우던 고양이 ‘루비’의 이름도 떠올렸다. 심지어 남편의 사망일까지 기억해 냈다.

그녀는 과거를 말하며 때때로 울었고, 때때로 웃었다.

집 나간 강아지가 돌아왔듯 그녀의 기억이 다시 되살아났다.

뇌중심으로만 바라보는 치매증세를 전신으로 보면 치료가 가능했던 것이다.


수빈은 처방 기록을 정리하며 승운에게 조용히 말했다.

“기억은 몸의 물리적인 흔적만이 아니라, 마음의 공간이기도 해요. 어머니가 다시 기억을 되찾는 걸 보니… 결국 우리는 마음까지 치유하고 있는 것 같아요.”

승운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보니파시오의 거리는 언제나 젊은 사람들의 활기가 넘쳤다.

헬렌은 많은 기억이 돌아온 날 처음으로 승운과 수빈을 보며 말했다.

“여기는… 병원이 아니라, 제 기억이 돌아온 곳이에요. 내 생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기억들이 돌아오고 있어요. 물론 슬프고 고통스러운 기억도 함께요. 하지만 생은 아름다워요. 고통스런 기억도 지나간 후엔 추억이 되잖아요. 이런 기적을 경험하게 해 줘서 감사해요.”

그 순간, 맥산한의원은 단지 치료의 공간이 아니었다.

한 사람의 삶을 구하며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는 파라다이스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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