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屯(둔): 창업 초기 돈 막히는 이유

by 백승헌



둔괘는 왜 ‘초기의 어려움’을 말할까?

주역 3번째 괘인 ‘屯(둔)’은 ‘싹이 지면을 뚫고 나오는 고통’을 형상화한 괘다. 하늘(乾) 아래에 물(坎)이 있어 위로 솟아나고자 하지만, 아직 힘이 미약하고 뿌리는 약하다. 바로 시작 단계의 긴장과 저항, 혼란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괘는 창업 초기 혹은 새로운 경제적 시도를 앞둔 사람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준다. ‘왜 자본이 막히는가’, ‘왜 준비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가’, ‘그럼에도 왜 멈추지 않아야 하는가’를 묻고 있다.


자본난 — 모든 시작엔 막힘이 있다

베트남 호찌민에서 작은 디저트 카페를 열려던 L 씨는 소화불량으로 찾아왔다. 자본난으로 고통을 겪으며 생긴 병이었다. 그녀는 브랜드 로고부터 SNS 마케팅까지 철저히 준비했다. 하지만 첫 달 매출은 월세에도 미치지 못했다. 임대료, 인건비, 원자재비용까지 계산에 없던 지출이 늘어났다. 대출금은 빠르게 줄지 않았다. 그녀의 정신적 고통이 극심해서 괘상주역을 했다. 그녀는 둔괘를 뽑았다. 그렇다면 그녀의 이 막힘은 당연하다. 괘사에는 "元亨利貞, 勿用有攸往. 利建侯"라 하여, 비록 시작은 어려우나 정도(正道)를 지키고 조심스럽게 진보해야 함을 강조한다. “지금은 막힘이 있지만 뿌리가 내리고 싹이 틀 때까지 열심히 하세요.”라고 말했다. 그녀의 자본이 막히는 상황은 실패가 아닌 '발아(發芽)의 과정'이다. 물이 위에서 눌러오고 있지만, 씨앗은 자라기 위해 그 저항을 뚫어야만 뿌리내릴 수 있는 법이다. 그녀는 열심히 다시 주비하고 노력하여 천천히 자리를 잡았다.


시작의 혼란 — 경로는 있지만 방향은 없다

30대 후반에 퇴사 후 인테리어 중개업을 시작한 P 씨는 초반부터 멘붕을 겪었다. 그는 술과 스트레스로 대장염에 걸려 왔다. 힘들어해서 괘상주역을 했다. 그는 둔괘를 뽑았다. 당연히 고통을 겪는 괘상이다. 실제 그의 동업자는 일정에 비협조적이었다. 처음 계약한 고객은 감정적으로 트러블을 일으켰다. 모든 일이 계획대로 되지 않자, 그는 “내가 뭘 잘못한 걸까?”라고 자책했다. 그 역시 둔괘를 뽑았다. 나는 이렇게 말했다. "利建侯(이건후)"—지도자가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시작에는 리더십과 판단력이 핵심입니다. 앞으로 스스로 길을 만든다는 자세로 흔들리지 마셔야 합니다. “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했다. 돈이 얽힌 선택 앞에서는 감정이 아닌 구조적 안목이 필요하다. 둔괘는 '정착하지 않은 힘'이기에 방향을 찾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는다. 창업 초기의 혼란은 길을 만드는 통과의례다. 그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방향을 잡아 겨우 일어났다.


성장의 뿌리 — 돈은 흐르기보다 박힌다

프리랜서로 독립한 M 씨는 두통으로 내원했다. 그의 정신적 고충을 이해하기 위해 괘상주역을 했다. 결과는 둔괘였다. “지금은 돈이 흐르지 않습니다. 성장의 뿌리를 내리는 고통을 감내해야 합니다.” 그는 수긍하며 이렇게 말했다. "돈이 돌기 시작하면 금방 자리 잡을 줄 알았어요" 하지만 실제로는 6개월간 단골도 없었고, 부정기적인 수입에 불안이 극심했다. 그는 투잡까지 병행하며 겨우 생활비를 유지했다. 9개월째에서야 첫 반복 고객이 생겼다. 이처럼 둔괘는 '성장'이 아니라 '정착'의 괘다. 나무는 뿌리를 내린 후에야 비로소 자란다. 부자는 빠르게 부자가 된 사람이 아니라, 뿌리를 내린 돈이 오랫동안 자산으로 남는 사람이다. 단기 유입보다 반복되는 유입, 인맥보다 구조, 수익보다 유지가 더 중요한 시기다. 둔괘의 의미는 성장은 느리게 자라는 뿌리에서 온다는 것이다.


둔괘의 가르침 — 막힘은 곧 길이다

둔괘는 창업이나 새로운 투자 시작에서 반드시 경험하게 되는 ‘돈의 정체 상태’를 가르친다. 자본난은 실패가 아니며, 혼란은 방향을 만들기 위한 실험이다. 결국 진짜 돈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자리 잡는’ 것이다. 막힘은 오히려 뿌리를 내릴 기회다. 많은 사람들이 ‘시작이 좋으면 끝도 좋다’고 믿는다. 하지만 괘상주역은 반대로 말한다. “시작이 어렵고 막힐수록, 그 과정에서 힘을 기르며 진짜 돈의 흐름을 만든다.” 부자가 되는 괘상의 비밀은, 돈이 한동안 움직이지 않아도 끝까지 흔들리지 않는 자가 결국 부를 끌어당긴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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