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장건강 트렌드 14. 유산균 수보다 장 환경을 개선하라.
한때 유산균은 장 건강을 위한 ‘만병통치약’처럼 여겨졌다.
장내에 좋은 균의 공급이 건강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것은 오랫동안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실제로 유산균이 체내에서 살아남는 것은 쉽지 않다. 위산과 담즙과 장내 기존 균주의 경쟁 속에서 상당수가 사멸하기 때문이다.
최근 학계는 이 문제를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기 시작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살아 있는 균을 섭취하는 것이 아니다. 그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대사산물과 균체성분이 우리 몸에 어떻게 작용하는가에 있다는 사실이다. 이 새로운 흐름이 바로 ‘포스트바이오틱스(postbiotics)’라는 개념이다.
포스트바이오틱스란 유산균의 대사산물과 균체성분을 의미한다.
젖산과 단쇄지방산, 항균 펩타이드, 세포벽 조각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살아 있는 균보다 안정적이다. 장내 면역세포와 상호작용하여 염증조절과 장점막을 강화한다. 특히 단쇄지방산은 장 내 환경을 산성화 시켜 해로운 세균 증식을 억제한다. 동시에 장 세포의 에너지원으로 작용해 장벽을 튼튼하게 만든다.
균체성분 역시 면역세포를 자극하여 과도한 반응을 진정시킨다.
또한 몸의 균형을 회복하게 한다. 이러한 기전 덕분에 포스트바이오틱스는 생균 섭취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포스트바이오틱스는 차세대 장 건강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제 장 건강 관리의 패러다임은 포스트바이오틱스로 변화하고 있다.
단순히 ‘살아 있는 유산균을 얼마나 먹는가’가 아니다. ‘그들이 남긴 산물과 성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로 이동하고 있다. 이는 식품 산업과 의학계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전통 발효식품 속에도 다양한 대사산물과 균체성분이 이미 존재한다.
이들이 포스트바이오틱스이며 건강식이라는 연구가 활발하다.
소비자 역시 점차 ‘포스트바이오틱스’라는 개념에 익숙해지고 있다. 보조제 선택 기준이 변하고 있다. 단순히 유산균 수를 강조하는 시대에서 이제는 장 환경을 직접 개선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뒷받침된 성분이 각광받는 시대가 된 것이다.
30대 후반의 S 씨는 오랜 시간 과민성 대장 증후군으로 힘들어했다.
중요한 발표나 회의만 앞두면 복통과 설사가 반복되었다. 결국 사회생활에 큰 지장을 받았다. 그는 수년간 유산균 보조제를 바꾸어 가며 섭취했다. 그러나 효과는 들쭉날쭉했다. 어느 순간부터는 약을 복용하는 것만으로도 심리적 압박을 느끼게 되었다.
그는 맥산체질 진단을 하며 지친 목소리로 이렇게 털어놓았다.
“살아 있는 균이 제 장에 안착해야 한다고 해서 열심히 먹었습니다. 그런데 제 몸은 도무지 나아지질 않아요. 오히려 불안만 커지고 있습니다.”
나는 그의 장 건강 문제를 단순히 ‘균이 부족하다’는 시각에서 벗어나 보자고 제안했다. 포스트바이오틱스, 즉 유산균의 대사산물과 균체성분을 설명해 주었다.
포스트바이오틱스가 장내 면역을 조절할 수 있다는 개념을 설명해 주었다.
이후 그는 합성 유산균 제품을 끊었다. 대신에 포스트바이오틱스 성분이 강화된 발효식품과 보조제를 꾸준히 섭취했다. 식단에는 된장국과 숙성 김치, 사워크라우트 같은 다양한 발효음식을 더했다. 동시에 규칙적인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 습관을 실천했다.
두 달쯤 지났을 때, 그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발표를 앞두고도 복통이 사라지고 정신적으로 안정되어 있음을 느꼈다.
변의 상태도 안정적으로 유지되었다. 무엇보다 그는 더 이상 ‘살아 있는 균이 내 몸에서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지 않았다. 오히려 마음의 불안까지 가라앉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는 웃으며 말했다.
“균이 아니라, 그들의 부산물이 저를 살려 준 것 같아요. 이제는 제 몸을 믿습니다.”
그의 사례는 포스트바이오틱스가 단순한 유행어가 아님을 보여준다.
장 건강은 물론 심리적 안정까지 이끌어내는 깊은 힘이다. 포스트바이오틱스는 하나의 새로운 건강을 심어주었다. 그의 몸을 변화시켜 준 것은 바로 그것이었다. 유산균이 남긴 대사산물과 균체성분 속에 숨어 있었던 것이다.
장 건강 트렌드는 이제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유산균의 생존 여부보다 그들이 남긴 대사산물과 균체성분이 중요한 열쇠로 떠오른 것이다. 이는 보다 안정적이고 근본적인 건강 관리로 이어질 수 있다.
생활 속 발효음식과 보조제 선택에도 중요한 기준이 된다.
결국 건강의 본질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균의 활동과 그 흔적 속에 있다. 이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활용할 때 비로소 몸과 마음이 동시에 회복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