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시대, 다시 생각하는 공간

자유로운, '공간'

by 황진혁


인문학을 하시는 분들은 유독 ‘공간’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는 편이다. 사실 아무것도 없는 대상에게 필자가 제공해주는 꽤나 ‘있어 보이는 그 무엇’일 것이다.

나도 인문학 언저리에 놓여 있는 사람이긴 하지만 태생이 여행이나 경영 같이 널찍한 것을 좋아해온 탓인지 내게는 필자가 가두어 놓은 꽤나 답답한 느낌의 그 무엇 역시도 공간이다.


그런데 코로나 시대에 와서 유독 공간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사람과 함께 모여 지낼 수밖에 없는 우리 사회에서 실내는 실외보다 더 위험한 자리인데, 평소 그렇게 많은 곳을 다니며 개인의 자유를 만끽했던 나 같은 사람은 오히려 이런 시국에 공간에 놓여 있기를 자처하고 있다.


요즘 같을 때 집을 나와 아무도 없는 곳에서 조용히 내 작업을 할 수 있는 오롯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참 감사할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카카오톡과 문자메시지에는 답장할 연락이 많다. 천천히 답신하기로 하고 올 달도 변함없이 바삐 흘러가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이나 논문을 위한 원고뿐만 아니라 강연 원고나 축사 등의 인사말을 할 때도 원고에 미리 적는 편인데, sns에 쓰는 글마저도 한글을 켜고 쓰는, 다소 트렌디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건 이쯤에서 이야기해도 괜찮을 것 같다. 다들 전혀 놀라지 않을 것 같아서다.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