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세요?

사랑에 빠져 마음 조리는 당신에게

by 황진혁
239501588_987308882110374_1670528168138719986_n.jpg Olivia Hussey(1951 ~  )


세기의 여인 올리비아 핫세가 처음 결혼 때 남편의 프러포즈를 받아들인 사연은 매우 유명하다.

그녀의 날씬하고 볼륨있는 몸매 덕분에 남성들의 시선은 으레 얼굴 아래로 향하는 일이 많았는데, 결혼 후 TV프로그램에서 말하길 자기 눈을 가리고 "내 눈동자 색깔이 뭐지?"라고 말한 질문에 유일하게 답한 남성이 남편이었다고 한다.

가끔씩 오랜 시간 짝사랑 중인 사람들 이야기를 듣는다. 비트코인하고 좀 비슷한 거 같다. 그렇게 매달려서 이루어지는 사람이 있고 이루어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듣는 입장에서 해줄 수 있는 말이라는 게 별거 없다.

"돌아봐주면 초심 잊지 말고 사랑하면 되고, 대신에 마음에서 보내야 할 때는 '잘' 보내주고."

말은 못해도 많은 경우 그 사람과 연애하는 사람은 따로 있다. 그럴 땐 그 사람이 자신을 사랑해달라고 말한 것도 아니니 보상심리 같은 건 갖지 말고 마음에서 잘 떠나보내 주는 게 맞다.

예의 같은 거창한 문제를 떠나서 그게 스스로도 상대방을 예쁜 추억으로 간직하는 일이고 상대방도 최소한 나를 사랑해주지는 못했어도 이상한 사람으로는 기억하지 않게 한다. 그렇게 하면 자기 자신도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다시는 이런 실수를 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빠르게 정신을 차릴 수도 있다.

나태주 선생님의 시 구절처럼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지만 그런 건 사랑을 이루는 방법하고는 별개의 문제다. 나무가 오랜 시간 내 옆에 서 있었다고 해도 나무의 존재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일단 가까이 다가가야 내가 상대방을 자세히 볼 수도 있고 상대방의 눈에도 띌 수 있다.

올리비아 핫세를 오래 보았던 남자가 있었다고 해서 그녀의 눈 색깔을 이야기할 수 있었을까. 대답 가능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사람에게 핫세의 질문을 받을 기회는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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