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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텀 Aug 07. 2023

퀄컴(QCOM) 3

2분기 실적 발표

반도체 펩리스 기업 퀄컴이 2023년 2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퀄컴의 회계연도 기준으로는 2023년 3분기 실적입니다. 주요 실적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실적 및 가이던스


매출: $8.5B (YoY 22% 감소, QoQ 9% 감소)

QCT EBT 마진율: 24% (YoY 8%감소, QoQ 3% 감소)

QTL EBT 마진율: 66% (YoY 5% 감소, QoQ 2% 감소)

순이익율: 21% (YoY 12% 감소, QoQ 3% 증가)


전반적인 수치가 작년 혹은 지난 분기에 비해 감소했습니다. 특히 퀄컴의 역사상 가장 훌륭한 성과를 기록했던 2022년과 수치를 비교할 경우 꽤 심한 수준의 하락을 나타냈습니다. 다만 퀄컴은 지난 분기에 발표한 이번 분기 예상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오히려 높은 쪽에 가까운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2분기 실적은 딱 예상한 정도라고 판단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퀄컴이 실적 발표 후에 7% 가량 하락하여 오늘 하루만 거의 10% 가까이 하락한 이유는 다음 분기 가이던스에 있습니다. 전문가들이 4분기 매출을 약 $8.8B 로 예측했으나 퀄컴은 다음 분기 예측도 이번 분기와 동일한 $8.1~8.9B가 될 것으로 발표했습니다. 전문가의 예측과 퀄컴의 예측이 상이한 것은 크게 두 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첫째, 전문가들은 퀄컴의 매출과 절대적인 상관관계를 가진 스마트폰 시장이 다음 분기에는 반등할 것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둘째, 퀄컴의 매출은 계절성을 띄는데, 보통 매년 3분기(퀄컴의 회계연도로는 4분기)에 가장 좋은 실적을 기록합니다. 가끔 다른 분기에 호실적을 기록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 3분기에 연중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합니다. 따라서 다음 분기는 이번 분기보다 가이던스가 좋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 퀄컴이 발표한 가이던스는 다음 분기에 매출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경영진의 판단이 보입니다.


*출처: 퀄컴 FY23 Q3 실적 발표 자료

보통 시장은 실제 분기 실적보다는 예상치와 가이던스의 차이에 기반하여 큰 반응을 보입니다. 퀄컴의 가이던스가 예상치에 비해 크게는 10% 가까이 낮은 수준의 매출을 기록할 가능성을 예고한만큼, 7%의 추가적인 하락이 적정 수준이냐는 질문과는 별개로 시장의 부정적인 반응은 설명이 가능합니다.


매출에 대한 점검


한 가지 퀄컴에 대해 분명하게 해야할 점은 퀄컴의 매출이 다음 몇 분기 동안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스마트폰 시장의 성숙, 경제 악화로 인한 구매 사이클 연장, 중국 경제의 부진 등 다양한 요소들이 스마트폰 시장이 다운사이클을 겪을 것을 예고했고, 퀄컴의 매출은 2022년 이후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퀄컴의 이번 분기 매출 감소보다는 과연 언제 스마트폰 시장이 회복될지에 대한 의문을 가질 필요성이 있습니다. 실적 발표 후 주가가 크게 하락한 것 역시 다음 분기에도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퀄컴 경영진의 판단은 곧 스마트폰 시장 회복이 또 다시 늦춰진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점은 스마트폰 시장은 그 시기와는 관계 없이 분명히 회복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다만 시기가 늦어지는 것은 그만큼 퀄컴의 실적 증가가 늦어진다는 의미이며, 이 사실은 곧 주가에 이어집니다. 같은 수익률이여도 해당 수익률을 달성하는데 시간이 길어진다면 실질적으로는 더 낮은 수익률을 의미하기에 시장은 퀄컴의 반등 시점이 늦어지는 것을 꺼려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수익률이 조금은 낮더라도 가능성이 높은 확률에 투자하고자 하고 있기 때문에 퀄컴의 이번 분기 매출, 또한 다음 분기 비교적 실망스러운 가이던스 역시 예상 범주 내에 있다고 판단합니다. 실제로 퀄컴의 매출 반등은 다양한 거시적 조건에 달려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스마트폰 시장이 너무 늦지 않게 회복할 것이라는 가정하에 그 시기에 제가 여전히 퀄컴에 투자하고 있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스마트폰 시장이 회복되는 시점에 퀄컴이 이 시장에 여전히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퀄컴은 이런 부분에서 매출과 별개로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스냅드래곤 8 Gen 2는 성능 검사에서 경쟁사 대비 훌륭한 성능을 보여줬으며 삼성의 Z 플립, 폴드 5, 갤럭시 탭 S9등 최신 세대 기기에 탑재될 예정입니다. 퀄컴 매출의 60%가 발생하는 중국 시장에서도 여전히 고성능 스마트폰 점유율을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퀄컴의 매출은 칩셋의 성능보다는 시장 상황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입니다. 퀄컴의 경영진은 매우 명확하게 시장 회복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가이던스를 발표했다고 밝혔습니다. 스마트폰 시장의 회복이 생각보다 긍정적인 속도로 이루어진다면, 퀄컴은 예상치보다 훨씬 높은 매출을 기록할 수 있습니다.


QCT와 QTL


퀄컴이 앞으로 올바른 방향성으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QCT와 QTL의 관계를 이해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QTL은 퀄컴의 라이센스를 사용하는 스마트폰 매출이 발생할 때 기록되며 QCT는 퀄컴의 칩을 사용하는 기기를 제작하는 업체에서 미래 수요에 따라서 퀄컴에 칩 주문을 할 때 발생합니다. 다시말해 QTL은 스마트폰 수요와 직접적으로 연동돼있지만 QCT는 6개월의 리드타임을 고려하여 시간차를 두고 연동되어있습니다. 따라서 QTL의 경우 스마트폰 판매량에 직접적으로 반응하겠지만 QCT는 스마트폰 판매 기업들의 수요에 따라서 후행할수도, 선행할수도 있습니다. 현재 눈에띄는 것은 QTL 매출감소가 스마트폰 관련 QCT 매출의 감소보다 느리다는 점입니다. 현재 대부분의 스마트폰 판매 기업이 재고를 조절하고 있기에 QCT는 후행하게 되는데, QTL을 바탕으로 스마트폰 수요 감소가 실제 매출 감소보다 심하지는 않다는 것을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이 트렌드가 지속된다면 스마트폰 판매의 증가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재는 한 분기에 불과한 점, 또한 이러한 트렌드는 하락보다는 상승 트렌드일 때 더 유의미하다는 점에서 너무 긍정적으로 해석하지는 않고자 합니다.


스마트폰 이외의 성장요소


퀄컴의 현재 매출은 약 80%가 스마트폰에서 발생합니다. 나머지 20%는 오토모티브와 IoT에서 발생하는데, 시장은 이 부분의 성장을 거의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퀄컴은 이번 어닝 콜에서 중국에서 진행한 오토모티브 서밋이 1,000여개 기업이 참여하며 성황리에 진행됐음을 밝혔으며 IoT의 경우에도 메타 퀘스트 3, 오포 MR 글라스 등과의 협업을 통해 기존 IoT를 넘어 MR/VR 글라스 시장에서도 진척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밝혔습니다. 또한 현재는 거의 매출 발생이 없지만 AI 분야에서도 퀄컴의 칩이 AI를 컴퓨터가 아닌 기기에서 활용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며 이 분야에서도 미래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오토모티브는 지속적으로 두 자리수 성장을 이루고 있으며 IoT의 경우에도 핸드셋 매출의 감소와는 다르게 성장세를 보여줬습니다. 이 두 시장은 퀄컴의 미래 성장을 책임질 수 있는 시장입니다. 퀄컴의 기업의 역사가 핸드폰과 함께했고 실제로 대부분의 매출이 핸드폰에서 나오는만큼 핸드폰 시장의 변화와 해당 부분 매출에 대해 대부분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지만, 퀄컴이 오토모티브와 IoT에서 유의미한 시장점유율을 가져올 수 있다면 이러한 핸드폰 매출 의존도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퀄컴은 이 두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유의미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경영진 역시 이 분야 로드맵에 대해 상당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퀄컴의 핸드셋 매출이 2022년 수준으로 다시는 올라갈 수 없다는 비현실적이고 보수적인 가정을 하더라도 이 두 부분에서 성장할 수 있다면 현재 주가는 충분히 투자할 수 있는 범위로 보입니다.


결국 제가 퀄컴 투자에서 보는 다운사이드는 핸드셋 매출도 회복하지 못하며 IoT와 오토모티브도 성장하지 못하는 미래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두 가지 요소가 실제로 이루어질 확률은 거의 없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결론


퀄컴에 대한 밸류에이션을 진행할 때 이미 상당히 보수적인 수치를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제가 약 4년 후 예상하는 스마트폰 관련 매출은 2022년의 매출을 회복하지 못한다는 가정이였습니다. 이번에 아쉬웠던 가이던스로 인해 예상하는 매출을 달성하는 시기가 더 늦어질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이후 실적 발표들을 꾸준히 추적하여 필요할 경우 기간에 대한 조정이 필요한지를 판단하고자 합니다. 따라서 현재 포지션에 대한 관점에 변화는 없습니다.


실적 발표 후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여전히 퀄컴의 주가는 제가 매수했던 시점보다는 위에 형성돼있습니다. 만일 주가가 지속적으로 내려간다면 추가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인해 투자하지 못하는 케이스가 많았던만큼, 이번의 부정적 반응으로 인해 좋은 투자 기회가 생길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Disclaimer: 이 글은 매수/매도 추천이 아니며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8/2/2023

Value Investor's Sanct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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