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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시골서재 강현욱
May 03. 2024
그대 안에 내가 잠시 살았다.
제3장. 삶.
아스팔트 내리막
길에서
고개를 떨군 그녀를 만났
다
깊고
습한 한숨
의 간극을
두고
나란히
걸었다.
달려오는
경멸
섞인
경적음
에
그녀는
파리한
손을
가슴에
얹었다
고단함이
잔뜩
묻은
손이었으나
연한
사과향이
흘렀
다.
미간을
지푸린
얼굴로
지친
눈만
깜빡이며
서로를 건너다 보았다
내려가는
이유
도
그곳에 무엇이 있는지도
서로에게 묻지 않았다.
붉게 금이 간
그녀의
눈동자에
나는
잠시 살았다
핏기없는 푸르스름한 입술의
옅은 온기를 느꼈다.
어둠을 일렁이는 불꽃은 찰나였으나
내 안의
그녀
는 영원을 살았다
햇살이 가라앉는 어스름의
빛이었으나
우리는 그것을 함께 보았다.
내리막 길에서만
닿을 수
있다
는
희미하기
만
한 그
빛을
.
다만
,
우리는
함께 보았다.
덧.
삶의 내리막 길에서 서로에게 곁을 내어주는 이들에게서만 보이는 빛 같은 걸 떠올리며 써보았습니다.
곁을 내어주는 일
이 곧 희망이고 힘이 되는 빛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온한 연휴되셔요. 작가님들. 그리고 독자님들.
항상 강건하시길 바랍니다.
keyword
삶
빛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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