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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골서재 강현욱 Dec 13. 2024

죽은 자의 육성.

12월의 둘째주.


 어젯밤 꿈에 그 사람이 다시 나타났다. 그저께 밤에도 같은 표정과 동일한 색깔나타났다. 그 사람은 말없이 나를 바라본다. 그럴때면 명치에 불을 다댄 듯 뜨겁고 아프다. 죽은 의 육성을 들으며 오늘도 잠을 청한다. 죽은 자의 육성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소란스러운 외부의 세계는 나로부터 완전히 차단된다.

그가 무척이나 그리운 시절이다.


 잔잔하던 호수도 얼어붙었다. 살아있는 것들은 사라지고, 모든 것이 잠잠하다.  사람이 다시 돌아오지 못한 다는 사실이 요즘들어 사무치게 다가온다. 그 사람의 죽음으로 나와 그 사람은 분리 되었다. 분리된 것에 대한 열망과 동시에 존재하는 슬픔. 그의 부재가 나의 애착을 더욱 절실하게 한다. 사랑과 존재의 역설은 안구에 쓸데도 없는 습기를 만든다. '롤랑바르트'의 말처럼, 나는 슬픔 속에 있는 게 아니다. 나는 슬픈 것이다.

그 사람의 부재로 인해서,

등골이 으스러질만큼 그를 그립게 만드는 이 세계로 인해서. 나는 온전히 슬프다.

젊은 시절 나의 우상이었던 그 사람. 그는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확실한 건, 십오  전 시작한 애도는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는 여전히 아프다.

아직도. 멀었다.


덧. 다시는 볼 수 없다는 부재의 사실이 존재를 오히려 더욱 명확하게 말해주는 것만 같습니다. 겨울의 차가움이 봄의 그늘을 더욱 그립게 하는 듯합니다. 이 시절도 곧 끝이 나겠지요.

작가님들, 그리고 독자님들 항상 강건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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