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에노에서 긴자로 갔다. 패션과 명품의 화려한 거리 속에도 문구점과 서점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쓰타야 긴자점이 있는 ‘긴자 식스’란 쇼핑몰로 들어가니 천장에 아주 낯익은 작품들이 매달려 있었다! 바로 호박을 너무나 사랑하는 예술가 ‘쿠사마 야요이(草間彌生)’의 빨간 점박이 호박들이었다.
지금은 거의 아흔에 가깝지만, 여전히 열정 가득한 빨강머리 멋진 할머니다.
자신을 괴롭히던 정신적 강박증을 점들로 표현해 극복했다는 얘기는 유명하다. 우리나라의 이불(Lee Bul)에서 왠지 쿠사마 느낌이 나던데...
쓰타야 서점의 예술 코너에 들어서자 탄성을 내질렀다!! 강렬한 색감의 꽃 사진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한쪽에선 꽃 와인 시음회까지 열고 있었다.
눈에 하트를 한가득 머금고 점심을 먹으러 이탈리아 레스토랑으로 들어가 대담하게 런치 코스를 시켜 먹었다...
어느새 명품 매장들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시작되고 있었다.
긴자 중심가인 와코 백화점과 미쓰코시 백화점을 지나쳐 마쓰야 백화점 쪽으로 올라가니 이미 여러 사진에서 본 이토야 심벌이 딱 보였다.
고래들 사이에 낀 새우 같은 형상이지만 12층까지 쭉 뻗은 외형은 얼마나 아름답던지!! 문구점 맨 위층인 9층까지 에스컬레이터로 대충 훑어보며 올라갔다가 계단을 이용해 천천히 둘러보며 내려왔다.
만년필 매장에 들어섰을 땐 현재 내 만년필 열정이 많이 식은 때인 걸 다행으로 여겼다.
펠리컨 만년필을 종류별로 다 써볼 수도 있었다!!
사려고 미리 찜했던 플래티넘의 클래식 잉크를 발견했을 땐 가슴이 다 설렜다. 그새 1000엔이 더 싸져 있었다!!
이 잉크는 마르면서 색이 진해진다. 내가 고른 ‘시트러스 블랙’은 쓸 땐 노란색이었다 점차 옅은 카키색이 된다.
이토야 본점인 G.Itoya에서 신나게 시간을 보내는 사이 밖은 어느새 어둑해져 있었다. 그래도 본점 뒤편에 있는 K. Itoya로 급히 건너갔다.
이곳엔 저렴한 각종 필기류와 내가 좋아하는 화방이 있었다!! 수채화 관련 책들도 있어 몇 권 고르다가 집에 돌아가 해외배송으로 사기로 했다...
눈이 즐거웠던 이토야를 뒤로 하고 남편을 만나러 지하철역으로 발길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