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중간고사
#2 중간고사 이틀차다. 이틀차라고 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 국어 / 통합사회, 한국사를 봤는데 중간에 주말이 껴 있었다. 여튼간에 공부를 딱히 그리 열심히 하지 않았는데 무력감이 들고 우울하다.(성적이 안 나와서 그런가?) 그냥 세상사람들과 내가 같은 극의 자석처럼 동떨어지는 기분이랄까. 혼자 바다를 갈까 하다가 관뒀다. 왠지 모르게 불안해져서 머릿속으로만 뚝딱거리는 기분이다. 분명 내 삶은 안정되어 있고 수틀린 거라곤 나뿐인데 그냥 기껏 맞춰놓은 퍼즐이 사실 다 다른 조각인 기분. 살기 싫다는 느낌은 아닌데 진짜 그냥 말 그대로 무력하다.(가만히 있는데 소리 지르고 싶은 느낌) 오늘은 통합사회랑 한국사를 봤고 롯데월드몰에 가서 칸다소바를 먹을까 하다가 5층에서 이끌려서 오레노 라멘을 먹었다. 치플레 팝업 하던데 내일은 사 먹을까 한다.
이건데 카라빠이탄 라멘이라고 한다. 닭육수에 닭차슈에 매콤담백한 맛. 꽤나 맛있었다. 근데 내일은 국물 없는 라멘을 먹어야지. 마제소바나 아부라소바 같은 거 먹으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내일은 과학 직보가 있다. 갈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못 가면 엄마 볼 낯이 없지 않을까 싶다가도 그거랑 이거랑 뭔 상관인지 한다. 라멘 먹고 집 와서 퍼질러 잔다음 소고기랑 짜파구리 먹고 솔티라는 카페에 가서 아메리카노랑 그 뭐라 하더라 크로플 하나 먹었다. 요즘 들어 폭식을 하는 거 같다. 분명 스트레스받을 일이 딱히 없는데 이상하다. 크로플 맛있더라. 그 집은 바스크치즈케이크보다 크로플을 훨 잘하는 거 같다. 공부하려 했는데 폰만 봤다. 엄마의 잔소리가 계속된다. 끊임없이 계속. 듣다 보니 얼마 전에 유튜브에서 본 ‘사린’이라는 무색무취의 독성물질이 떠오른다. 엄마가 죽으면 생명보험금이 얼마나 나올까. 그 돈이 있으면 난 여행도 가고 유학도 가고 미술도 할 수 있을까? 요즘 몸이 안 좋아 보이던데 언제 죽을까. 이딴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이다. 내가 나한테 산물이 난다. 도대체 어떻게 돼먹었길래 부모든 가족이든 경제적 수단으로 밖에 안 보는지. 아무래도 나는 애는 못 가질 거 같다. 최근에 연애하고 싶었는데 오늘 곰곰이 생각해 보니 다시 잘 모르겠다.
2024.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