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붉게 연관 지어진 하늘과 물로부터 본격적인 이별이 자라난다. 아라뱃길과의 이별, 첫 만남과의 이별, 5월 들어 세 번째로 맞이한 5월과의 이별, 뭐 그렇게 해석해도 좋다. 그렇지만 새삼 이별이라고 표현하다니, 스토리며 목소리며 오늘날 이별을 넘어선 요지야말로 뭐라 표현해도 좋건만, 그것을 발견하지 못한 그날의 끝과, 불운과, 기회가 잠긴 꿈 속에서 우리가 우리에게 진실된 표현을 전하기란 어림도 없는 일이다. 당신이 이미 알고 있는 것과 꼭 같은 것을 우리가 내보이고 있으니, 말하자면 세 번째의 아라뱃길에서, 우리의 총체로 연합된 그 모습을 통해 사죄한다. 그리고 첫 번째 날의 비통함을 최대한 쉽게 설명하는 차분한 마음을, 웃음을, 홀가분함을 선보이려고 한다. 그렇지만 그전에 모든 것이 무지의 인과에서 혼동되어 꿈속을 벗어날 수 없었던 비통한 사건 자체에 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