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2

<천 개의 고원> 하루 네 쪽 읽기, p59~62

by 미르mihr



프로이트는 무의식의 가장 위대한 기술, 즉 분자적 다양체의 기술을 발견하자마자 부단히 그램분자적 통일체로 돌아가며, 끊임없이 자신의 익숙한 주제인 <아버지> <남근> <질> <거세>등으로 되돌아간다.


A peine a-t-il découvert le plus grand art de l'inconscient, cet art de multiplicités moléculaires, que Freud n'a de cesse de revenir aus unités molaires, et retourver ses thèmes familier, le pére, le pénis, le vagin, la castration..., etc.






한국어판에 '그램분자적'이라고 번역된 'molaires'는, 1) 어금니 2) (화학) 원자, 이온, 분자의 입자수를 한 '덩어리'로 측정하는 단위 3) (철학) 전체적인, 총괄적인. 화학이나 철학용어보다는, 아마도 어금니라는 의미가 가장 오래되었을 것이다. 입에 들어온 온갖 다양하고 미묘하게 다른 맛을 지닌 음식들을 그저 한꺼번에 으깨버리는 어금니. 그것의 목적은 오직 음식물-영양분을 목구멍으로 통과시켜 자기 신체의 자양분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꽃은 식물의 성기(性器)'라고 주장한 (조금은 가엾은) 프로이트는, 온갖 꽃들을 입에 넣고 어금니로 우적우적 씹어 성기에만 자양분을 주었던 게 아닐까? '성기'란 실상, 개체가 지닌 다양한 특성 중에서 생식이라는 단 한 가지 '기능'만을 추출한, 다소 편협한 인간만의 관념이기도 하다. 어금니는 부숴버리지만, 같은 입 속의 혀는 맛을 보고, 입술은 키스하거나 표정을 짓고, 그 모든 것들은 함께 노래를 하거나 침묵을 지키는 것처럼, '성기'라는 것의 실체 역시 그런 게 아니겠는가? 그러니 차라리, '성기는 식물의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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