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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르는물 Nov 23. 2022

명화 속 연주하는 여인

음악이라는 흥미로움

음악 연주演奏하는 두 여성의 모습이 담긴 그림이다. 두 작품은 닮은듯하지만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귀족의 연주가 위쪽(1번) 작품이라면 아래쪽(2번) 작품은 삶의 한 방편이 될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연주라는 흥의 즐거움을 격식에 맞추었기 때문일까. 연주를 통해 즐거움을 찾는 모습이 아니라 보여주기 위한 연주이기에 그러한 것일까.


그림 속에 드러나는 작품 속 연주는 행복한 시간 속 모습보다는 할 수 없이 해야 하는 의무감 같은 것이 담겨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01.

1875/76년, Woman at the Piano, Pierre-Auguste Renoir


피아노 치는 소녀는 르누아르가 즐겨 그리던 소재중 하나였다고 한다.

여인이 피아노를 치고 있다. 집안 가득 음률이 흐른다.

색의 부드러움과 섬세한 표현이 여인의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나게 하고 여유와 풍요로움을 느끼게 한다.  

공간 전체가 빛으로 가득한 느낌을 통해 여인의 모습을 더욱 강조하게 만들었다.

어느 곡을 연주하고 있을까? 여인의 하얀 드레스와 청색의 주변 풍경이 묘한 매력을 느끼게 만든다.

음악이 흐르는 여유로운 공간의 따듯함 같은 것이다.


같은 공간 속에 있는 사람들은 여인의 음악을 통해 자신이 더 고귀해지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작품은 고귀한 여인을 통해 지금 얼마나 화려한 삶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 여인의 능력, 가정이 지닌 재력까지 그 모든 것을 색과 부드러운 표현기법 그리고 풍경을 통해 보여주는 것이다.


잘 알려진 르누아르의 작품 속에는 피아노 치는 여인이 여러 작품 있다. 또 누드나 인물들 대부분의 작품들을 보면 어두운 모습의 작품이 없다. 모두가 풍성하고 여유로운 모습을 지녔다. 이것은 일상의 풍경이 아니라 상류층 사회의 모습을 드러내는 작품을 그렸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그는 왜 그런 여유로운 모습만 그렸을까.


이러한 작품은 어쩌면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담겨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름다운 여인의 피아노 치는 모습을 통해 상류사회의 모습과 그들의 관심을 끌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들과는 다른 세계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같은 공간의 다른 삶에 대한 기록 같은 것으로 표현해 보고 싶지 않았을까.

  


02.

1670, The Music Lesson, Gerard ter Borch


Gerard ter Borch는 소규모 초상화와 일상생활의 장면을 많이 그렸다고 다.

방안의 문은 반쯤 열려있는 방에서 한 여성이 쌍두 류트(16세기를 중심으로 유럽에서 유행했던 현악기)를 연주한다. 옆에서 나이 든 남성이 지휘봉을 잡고 흐름을 알려주고 있다. 제목처럼 레슨을 하는 중인가 다. 두 사람의 표정이 진지하게 보인다. 아마도 연주가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는 분위기다.


두 사람이 있는 공간은 아주 좁은 방이다. 연주자 앞에 테이블이 있고 뒷배경으로 이층 침대 같은 것이 보인다. 낡은 의자에는 강아지가 잠을 자고 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아주 넉넉한 집안은 아닌데도 레슨을 받는 것으로 보아서 음악에 관심이 높은 것 같다. 레슨을 받는 여인의 앞에서 자고 있는 강아지가 분위기를 조금은 자연스럽게 만들어주고 다.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라는 듯 레슨이 시작되면 강아지는 조용히 잠을 청하는지도 모르겠다.


작품은 전체적으로 어두운 실내 배경을 통해 두 사람의 모습과 강아지를 더 부각해 다. 그렇다고 화려하지도 않다. 여인은 흰색을 통해 밝은 인상지만 남자는 얼굴과 머플러만 밝은 색이고 나머지 풍경과 비슷하게 어둡게 처리하였다. 그러면서 자연스러운 동작과 분위기를 통해  우아한 멋도 살린 듯하다.


강아지의 잠자는 모습은 연습이 언제 끝날지 기약 없는 시간의 흐름을 말해 주는 듯하다. 앞으로 살아갈 여인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강아지의 잠자는 모습은 연습이 언제 끝날지 기약 없는 시간의 흐름을 말해 주는 듯하다. 앞으로 살아갈 여인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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