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준비기간 전체를 본다면 햇수로 3년 가까이 걸려서 준비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처음 일 년을 연장하고 다시 산불과 바람이라는 위험에 대비하여 봄에서 가을로 몇 개월을 두 번째 연기한 끝에 개최되었다. 그만큼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갈 수밖에 없는 일정이었다.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은 흐름이다. 준비하는 동안 사무실의 날짜표시는 400에서 300, 200으로 다시 100이 되었고 50, 30, 20, 10, 5, 0을 가리키며 흘러갔다. 숫자가 줄어드는 만큼 긴장감은 더 높아갔고 가끔은 조급함에 서두르는 마음도 일어났다. 준비와 성공에 대한 부담감이 숫자를 통해 높아지고 있었다. 괜히 숫자판을 설치한 것이 못마땅해지기 시작했다. 행사 성공에 대한 자신감이었다.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숫자는 지나가지만 그 해법이 문제였다.
그렇지만 시간은 어느덧 0에서 멈추었다.
이제 평가의 시간이 시작된 것이다. 다시 새로운 날짜를 세어가며 하루하루를 긴장 속에 보냈다. 그간에 잠 못 이루며 설쳤던 행사 준비기간보다 긴장의 순간은 배가 되었다. 사고 없이 끝나길 기도하는 마음이다. 그런데 그 기다림의 숫자는 긴장되지만 반가움의 숫자였다. 31일에서 시작한 숫자가 줄어들면서 다시 0에서 멈추는 날 몸도 마음도 주저앉을 것 같은 피로감이 몰려왔다. 어느덧 행사가 마무리된 것이다. 숫자에 의해 긴장하고 기쁨을 맛보기는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