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닿는 그림을 보면 생각하게 되고 상상하고 동화되면서 작품을 느끼게 된다. 그러면서 가끔은 작가의 생각을 유추한다. 어떤 생각으로 이 작품을 그렸을까. 무엇을 담고자 했는가 아니면 보이는 그대로를 보여주려 하는 것인가. 가슴이 두근댄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때로는 그 두근거림이 너무 오랫동안 지속되기도 한다. 그렇게 물들어 가다 보면 작가의 모습을 떠올린다. 한 번도 본 적은 없지만 작가의 모습이 그림 속에 겹치며 구체화한 그의 작품 의도를 추정한다.
때로 작품 속 인물이나 면의 분할 색감 등 그 구성 요소들이 작가의 성향을 드러내는 단서가 되기도 한다. 관객은 탐정이 되어 작가를 쫓는다. 그의 모습에서부터 성격까지 추리는 끝없이 이어지고 어느 날 작가와 만남이 이루어 짐으로서 그 상상은 마무리된다. 작품은 작가를 닮는다. 대부분의 작가가 작품과 함께 있으면 닮았다고 느끼게 한다. 아마도 작품은 작가의 정신세계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의도하지는 안 했지만, 그의 모습과 성격이 작품에 남아있다. 그것이 일치될 때 관객은 작가에게 빠져든다. 또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인해 새로운 관점에서 작가를 바라보게 된다. 그 모든 것은 굉장히 긍정적인 일이다. 작가가 추구하는 의도에 관한 관심은 커지고 작가에 대한 신비감은 존경의 대상이 될 것이다.
얼마 전 전시장에서 마리킴, 권태원 작가를 만났다. 작가를 만나기 전엔 작품을 보면서 작가는 조금 나이가 젊으면서도 깊이가 있는 여성, 밝은 성격을 지녔을 것 같다고 생각했었다. 실제 보니 경력 넘치는 중견작가분이셨다. 그렇기에 작품 속에 드러나는 중후함이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나 작품의 소재나 표현 기법에서 본다면 전혀 다른 관점에서도 바라볼 수 있는 다양한 세대와 시선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 작품의 매력이다.
그의 작품은 자유롭다. 작품 속에 나타나는 인물은 여성이지만 얼굴의 무표정 속에 행동으로 드러나는 욕망의 표출은 은근히 또는 직설적으로 표현된다. 때로는 거칠 것 없는 에너지 넘치는 행동으로 보인다. 그 속에는 생각의 자유로움과 행동의 유연함이 있다. 그런 모습을 드러내는 색채는 주인의 진취적이고 정열적인 모습을 그대로 표현한다. 때로는 원색적인 색채로 때로는 은은히 드러나는 색채 속에서 주인공의 의도가 엿보인다. 작품 속 주인공의 표정, 몸짓은 넘치는 에너지를 갈무리하지 않고 그대로 드러냄을 써 작품의 의도를 살린다. 그것이 작가가 의도하는 작품의 성격이다. 작가의 에너지 넘치는 열정적인 모습이 표현되었다.
작품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게 만든다. 그럼으로써 아쉬움과 소녀적 꿈을 성장시키는 무대가 된다. 그것은 미래에 대한 희망이다. 움츠리고 있던 몸을 일으켜 내 꿈을 실현하는 상상이자 현실이다. 꿈이자 희망이다. 내가 가고자 하는 길에 대한 목표가 된다. 삶은 무한한 반복성을 지니지만 그 가운데 똑같은 것은 없다. 한 번의 숨소리에도 변화는 계속되고 삶은 진보하고 있다. 작가는 끝없이 앞으로 나가고자 하는 욕망을 관객과 함께 나누고 있다. 이루든 멈추든 관계없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 오늘도 무엇인가를 하고 있는 자기 모습이다. 그렇기에 작품 속 인물의 모습은 관객의 모습이 되고 주변인들의 모습으로 겹친다. 평범하지만 그 속에 담긴 모습은 각자의 개성이기 때문이다.
*다른글
하고 싶은 일이 가득, 마리 봇 권태원 작가 (brunc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