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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르는물 Oct 29. 2024

가을에 보는 풀이 더 짙다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고

나뭇잎이 하나 둘 바닥을 장식할 때

그 사이를 비집고 나오는 풀도 있다.


봄 여름에는 먼저 나온 것들의 기세에 눌려 멈추었다가

슬며시 고개를 내밀고 세상을 바라본다.


그런 모습이 더 신비롭게 보인다는 것은 역설적인 표현이다.

낙엽에 둘러싸인 풀은 더 짙게 보인다.


새로운 생명을 만난 듯 더 반짝이는 싱싱함에 가을을 잊게 된다.

삶의 순환은 때로 시간을 거슬러갈 때 더 진귀한 것이 되기도 한다.


구름이 하늘을 덮고

한 귀퉁이 빛이 보이는 서늘한 시간

그 시간을 접고 생명은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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