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적고보니 좀 그렇다. 왜 선을 그어야하는지. 저마다 그 시기가 다름에도 이렇게 이름 지은것은 개인적으로는 명퇴라는것이 평생을 한 직장에서 일했던 사람에게는 큰 변화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은 어제와 다른 하루다. 새해라서 그렇고 공직에서 명퇴하고 새로운 시간을 보내는 시간이기도 하다. 오늘은 작년 추석에 시작한 고향집 리모델링 공사가 드디어 끝나는 날이다. 그 새로운 시간을 만들어 줄 공간을 찾아간다. 고향을 떠나고 40여 년이 넘어 다시 돌아오는 공간이다. 10대의 소년은 머리가 희끗해졌다. 회귀 본능이라 했던가 다시 시작할 공간으로 텃밭 있는 고향집을 선택했다. 과연 잘했을까 하는 두려움도 생긴다. 무엇을 해야 하나 선택지도 만들어야 한다. 그 모든 것이 어린 소년의 모습 같기도 하다. 다만 그 시절보다 할 수 있는 범위가 늘었을지 줄었을지 알 수 없다는 것뿐이다.
공사기간 동안 가끔씩 현장을 둘러 보았다. 단열 때문에 내부 전체를 손봐야하는 공사라 시간이 많이 걸렸다. 공사는 남의 손에 맡겨놓으면 하고자 하는것을 다 반영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확인하는 사간이가도 했다. 의미전달에는 서로 한계가 있음을 알고 적당한 절충점을 찾는 것이 빨랐다. 그래도 큰 무리 없이 잘 마무리해 주었음에 감사하다. 공사를 잘 마무리해주신 사장님과 감사의 오찬을 하고 집을 둘러보았다. 마지막 대금을 지급하면 마무리된다. 이제 이사를 오는 시기를 정하고 짐을 옮기고 하면 도시에서의 생활이 청산되고 땅을 밟고사는 삶이 이어진다. 흥분과 설렘 그 가운데 움직이는 새로운 출발이라는 두려움이 웅크리고 있다. 그 조화가 필요하다.
전반기의 삶이 부모와 함께 시작했다면 후반기는 자식과 배우자가 함께하는 삶이다. 같지만 다른 환경이라 할 수 있다. 그간의 삶이 치열한 경쟁의 구도속에서 이어져 왔다면 이제는 공존의 삶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 중심에 나 라는 존재 가치가 있다. 이제 출발이다. 처음 고향 집을 떠날 때 매연 가득한 버스를 타고 비포장 도로를 달려 도시로 나왔다. 하염없는 그 길이 길고도 멀었는데 오늘 탄 하이브리드 차량은 소리도 없이 고속도로를 달려간다. 강산도 변하고 사람도 변했다. 무엇이 머물러 있겠는가. 인생은 흘러가는 시간 속의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