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둘러 서있는 나무는 방풍 역할도 하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가려주는 역할도 한다. 40여 년 전 집을 지으면서 울타리를 설치하지 않고 주변에 나무를 심었다. 주목과 철쭉 회향목이 섞이어 있는 울타리는 매년 전지를 해주어야 한다. 그동안 여유가 없어 몇 년에 한 번씩 전지를 해주었더니 일부 나무가지는 고사하고 키만 크는 부작용도 생겼다. 그래도 사계절 안락한 느낌을 주는 나무가 있어 농촌 풍경이 더 따뜻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주말에 일부 구간의 나무 정전 작업을 했다. 불쑥불쑥 튀어나온 가지를 정리하고 마을 안 길과 붙어 있는 구간은 더 세밀하게 잘라 깔끔하게 보이게 노력한다. 일부 너무 큰 나무는 가지치기를 해서 빛이 들어오도록 하고 나중에는 큰 나무는 아예 베어 버리는 작업도 해야 할 듯하다. 집 가까이 심은 호두나무는 키가 지붕 위를 넘어 너무 컸고 나이도 들어가지 치기를 많이 해 주어야 할 듯하다. 그렇지 않으면 큰 바람에 가지가 부퍼지면 지붕을 칠 수도 있다.
나무는 자연스럽게 키우는 것이 좋은데 울타리 용으로 심어 놓으면 어쩔 수 없이 가지 치기를 해야 한다. 그냥 자라면 지저분하게 보인다고 말들이 많다. 그래서 마당 안쪽에 키우는 나무들은 가능하면 가지 치기를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키우려 한다.
이틀에 걸쳐 나무를 손질했더니 주변은 깔끔해졌는데 온몸이 안 아픈 곳이 없다. 약간의 감기 증세마저 있는듯하다. 노동의 대가는 그대로 돌아온다. 적응해 나가는 과정이리라 생각하면서도 마음만큼 몸이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을 깨닫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아이들은 수십 년간 사무실에 앉아 있던 몸을 갑자기 노동형으로 바꾸면 병난다고 천천히 하란다.
다음에 한두 번 더 정리 작업을 해야 하는데 몇 시간 정해놓고 천천히 해야겠다. 노동도 즐거워야 되는데 잘못하면 일만 하는 꼴이 될 수도 있을듯하다. 다음에는 과수 몇 그루도 사다 심고 꽃 씨앗도 뿌려서 4계절 꽃을 보는 즐거움도 누려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