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이 지나기 전
진짜 인생은 무덤까지 안전하고 단정하게 도착하는 것이 아니다.
완전히 기진맥진해서 잔뜩 흐트러진 몰골로
"와! 완전 끝내줬어!"라는 비명과 함께
먼지 구름 속으로 슬라이딩하며 들어와야 제맛이다.
내 방 침대에 누우면 바로 정면에 보이도록 써놓은 문구다. 2024년 10월 부산에 가는 KTX 안에서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한 유튜브 영상을 보았는데, 이 문구가 나오자마자 허리를 곧추세웠다.
그리고 생각했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내 삶은 완전히 끝내줬어"라고 말하는 사람이야말로 가장 '이기적'인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온전히 자신만을 생각해야, 자신의 '최고 버전'을 염두에 둬야 이런 고백이 나올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실행.
어느덧 2025년 마지막 분기에 접어들자 하나둘씩 2026 트렌드를 예견하느라 분주하다. 뒤처질새라 책으로 강연으로 다양하고도 공통적인 목소리를 낸다.
나는 '공통'에 집중해 보았다. "실행력을 높여야 AI 시대에 경쟁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당연하다. 검색 분석 전략은 AI가 다 해줄 수 있다. 유일하게 실행 만이 인간의 몫이다.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또 '실행'의 문제인 것이다. AI가 모든 것을 해줄 것만 같은 초디지털 시대에도 움직이는 인간만이 의미 있는 삶을 살게 될 것이란 결론.
그렇다면, 어차피 동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면, 이왕이면 가장 이기적인 방식으로 움직이고 싶다.
너무 이기적으로 움직인 나머지 무덤에 들어가는 군중 맨 마지막으로 슬라이딩하는 인간이고 싶다.
어차피 하루도 한 생. 내일 즐거운 비명을 지를 수 있도록
오늘 밤이 지나기 전 나만의 답을 명확히 해볼까.
무엇에 기진맥진할 것인가.
무엇에 흐트러진 몰골로 집중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