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차 : 당신의 뇌는 최적화를 원한다 - 가바사와 시온 (1)
본격적으로 글을 시작하기 앞서,
한 가지 흥미로운 일화를 들려주겠다.
필자가 과거에 같이 운동을 시작한 한
친구를 처참히 짓밟아버린 것에 대한 이야기이다.
필자는 테니스를 좋아한다.
처음 테니스를 배웠을 때, 친구 A와 함께 레슨을 받았다.
둘 다 처음 시작해 생초보였지만, 선천적인 운동 센스는 A가 월등했다.
같이 레슨을 받은 지, 약 5~6개월 정도가 지났을 무렵
그 친구와 게임을 하게 됐는데,
결과는 내 압승이었다.
승부욕이 강했던 A는 약간 기분이 상한듯한 모습까지 보였다.
공도 잘 안 쳐지고, 원래 운동을 더 못한 놈에게 지기까지 헀으니
당연히 분했을 것이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테니스의 유별난 점은
사람과 게임을 하기까지 허들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보통 사람의 경우 아무리 못해도 3~4개월은 배워야
공을 주고받을 수 있는 수준 정도가 된다.
친구 A는 테니스를 단순히 취미 + 유산소 운동을 목적으로 시작했다.
그래서 인지 A는 레슨 시간에 땀 쭉 빼고 운동한 것만으로 만족해했다.
반면, 필자는 시작할 때 지역 테니스 동호인 1등이 되겠다는 목표를 잡고 시작했다.
최고 수준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시간이 날 때마다 연습을 했다.
자세를 스스로 촬영해 피드백해 보기도 하고,
레슨 외 시간에는 혼자 코트에 나가서 서브 연습을 반복했다.
공을 튀기기 좋은 벽을 찾아서 혼자 스윙 연습을 했다.
그리고 테니스 프로 선수들의 경기와
그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밥 먹을 때도 시청하며 테니스 공부를 했다.
그렇게 약 1년이 정도가 흐른 현재
필자는 테니스를 사람들과 즐겁게 칠 수 있는 실력을 갖게 됐다.
여가 시간에 즐겁게 운동할 수 있는 좋은 취미를 얻은 것에 정말 만족하고 있다.
처음에 잡은 동호회 1위 수준은 아직 아니긴 하지만 말이다.
친구 A는 테니스를 어느샌가 접었다.
당연히 밖에서 게임도 잘 안되고, 실력은 제자리걸음이니
레슨비가 아깝다는 생각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 즐거움을 못 느끼고 그만두다니.. )
과정을 놓고 보면
필자가 운동 능력이 좋은 친구 A를 이기게 된 것을 당연한 결과라고 느낄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 상황을
'목표 설정에 대한 차이'에서 비롯된 결과로 해석했다.
아마도 A에게 이 글을 보여준다면,
'에이 그래도 내가 니 노력만큼 했으면 실력은 비슷했지ㅋㅋ"
"그때 시간이 너무 없었지 ㅋㅋ 연습할 곳도 마땅치 않았고"
라고 이야기하지 않을까.
노력을 더 많이 한 것은 맞지만,
그 노력을 능동적으로 하도록 푸쉬한 것은
목표 설정이었음이 분명하다.
'목표를 크게 잡아라'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말일 것이다.
그동안 따분한 조언으로만 생각해 한 귀로 듣고 흘렸겠지만,
우리가 생각한 것 그 이상으로
'목표 설정'은
우리 삶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앞서 운동에서조차
이 목표 설정 차이 1가지 때문에
말도 안 되는 실력 격차가 벌어진 것을 보았지 않았는가?
우리는 살면서 수도 없이 많은 성장 기회를 마주하더라도.
그냥 흘려보내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어느 누군가는 목표를 설정하는 것조차 두려워한다.
목표를 완벽히 달성하지 못했을 때 생길 두려움과 창피함이
마음속 깊은 무의식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는 2년 만에 테니스 지역 동호인 1등 목표를 잡았다.
그리고 지금 1년 2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객관적으로 보면 목표 달성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아무런 좌절감을 느끼지 않는다.
그저 필자는 목표를 향하는 길에 올라 탐으로써
빠르게 성장했을 뿐이다.
목표는 조금 수정하면 된다.
혹여나 실패하더라도
내가 그동안 해온 노력에 보상은 어마어마 하니
뭐가 두렵겠는가?
때마침 독서 모임을 통해 읽은 책
<당신의 뇌는 최적화를 원한다>에
우리가 목표를 잡고 달성해야 하는 이유와 방법이
도파민 호르몬을 바탕으로 소개되어 있다.
이 책에서 소개된 단계를
앞서 소개한 테니스 실력을 갖춘 것에
몇 가지 단계를 대입하면 다음과 같다.
1. 목표 설정
: 2년 안에 지역 테니스 동호인 1위가 된다.
2. 목표 달성을 상상
: 끝내주게 스트록을 꼿아버리고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테니스 아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주겠다는 상상
3. 목표의 반복적 확인
: 아무리 쳐도 실력 상승 폭이 적다.
기초가 되는 스트록과 서브를 혼자서 반복적으로 연습한다.
4. 즐기며 실행
: 실력은 형편없지만 뛰어다니며 사람들과 테니스를 친다.
그리고 점차 나아지는 실력을 보며 즐거움을 느낀다.
5. 목표 달성 후 상을 줌
: 운동 자체가 보상이라 딱히 물질적 상은 주지 않았음
6. 즉시 더 높은 목표 설정 or 목표 수정
: 2년 안에 달성은 무리일테니, 1년만 시간을 더 주자
7. 위 단계 반복
: 테니스 실력 향상을 위해 반복
정리해놓고 보니 필자는 처음부터 너무 큰 목표를 잡았던 것 같다.
하지만 테니스라는 운동 자체가 워낙 재밌고,
작은 게임 하나하나에서 얻는 승리는 내 도파민을 마구마구 분비시켰다.
게임에서 졌을 때 다시 목표를 반복해 떠올리고 연습에 돌입했다.
누구나 지금까지 나름대로 목표를 잡아보고
가슴이 두근거려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보통은 학교나 직장에서 경쟁을 해 이기는 것을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목표를 이루지 못해 좌절했던 경험 역시 있을 것이다.
그렇게 실패를 한 두 번 겪다 보면
목표 자체를 정말 작게 잡아버리거나,
혹은 아예 목표 설정을 하지 않게 되어버리진 않았는가.
목표 없는 삶은
우리 삶의 원동력이 되어줄 수 있는 도파민 분비 회로를 차단시킨다.
혹은 파괴적이고 자극적인 무언가를 좇게 된다.
대표적으로 게임이 있다.
게임은 그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고
도파민 회로만 활성화시키는 아주 좋은 매게체이다.
단, 본인의 현실에도 아무런 이점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게임 중독에 빠진 사람은 게임에서 겪는 퀘스트와 보상에 익숙해져
일상 모든 것에 아무런 자극이 느껴지지 않게 된다.
우리를 미래로 향하게 만들어주는 도파민,
그 원리를 잘 이해하고 잘 써먹을 줄 만 알면
인생의 난이도는 쉬워질 수밖에 없다.
이 기작을 잘 이해 했다면,
마치 게임 속 세상에서 보상을 받듯
현실에서 내 피부로 와닿을 수 있는 보상을 얻을 수 있다.
건강, 재화, 관계와 같은 것들 말이다.
관련 추천 책
<당신의 뇌는 최적화를 원한다>
<도파민형 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