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었나.

by Hee언니

둘째 이모를 '식당 이모'라고 불렀다.

단순하다. 오랫동안 식당을 하셨다.

이모는 항상 드르륵 여닫이 문을 열면 냉장고 옆 의자에 앉아서 우리를 반겨줬다. 무뚝뚝한 이모는 별로 말이 없다. 그냥 밥 먹었냐 밥 안 먹었으면 밥 먹자. 그 말이 늘 인사다.


어느 날 식당 앞 골목에서 커다란 괴물을 만난 적이 있다. 그 마시멜로우 같이 물컹거리는 거대한 덩어리는 조그마한 여자애 따위는 껌처럼 질겅질겅 씹어버릴 것만 같았다. 뛰어가면 집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은데 괴물을 끌고 들어갈 것 같다. 한 발짝이라도 나서면 단숨에 먹어치울 것만 같다. 언제부터 거기에 있었던 걸까. 괴물은 어디에서 튀어나온 걸까. 소스라치게 무서워 소리를 질러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그 괴물이 우리 이모를 데려간 걸까.

하루아침에 이모가 사라졌다. 사고라고 하지만 믿을 수가 없었다.


이모는 괴물이 데려간 건 아닌 것 같다. 천사들이 데려갔을지도 모른다. 아니, 천사가 된 것 같다. 장기기증으로 여러 생명을 살리고 떠났으니, 천사가 될 자격이 충분하지 않은가.


그날도 오늘처럼 비가 왔었다. 하늘에서 식당 이모가 물어보는 것 같다. 밥 먹었냐고.





Photo by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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