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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횡 Jun 23. 2024

효율에 대한 집착

보다는 행동

얼마 전부터 운동을 시작하였다. 나이가 점점 들면서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이왕 하는 김에 얇은 팔을 좀 키워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PT를 받는다면 상관이 없겠지만 나는 따로 PT를 받을 생각이 없었기에 혼자 운동을 해볼 생각으로 유튜브에 팔운동을 검색해 보았다. 순식간에 십 수개의 영상이 핸드폰 화면을 가득 채웠고, 나는 상단의 조회수가 가장 높은 영상부터 하나하나 시청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영상을 하나, 둘 시청하기 시작하니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갔고, 어느새 본 영상 수가 다섯 개가 넘어가고 있었다. 나는 굉장히 피곤해졌다. 하지만 이상하게 영상 보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가장 효율적인' '이거 하나로 끝내는' 등의 제목들이 나를 멈출 수 없게 만든 것이다. 내가 안 본 영상 중에 뭔가 더 효과적인 게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괜히 안 보고 운동을 시작했다가 알고 시작하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손해 보는 게 싫었다. 그렇게 또 영상 보느라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그리고 결국에는 영상 보느라 그날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우리는 정보가 넘치는 세상 속에 살고 있다.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 정보라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현재 우리들에게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우리는 밀려오는 정보에 휩쓸려 둥둥 떠다니고 만다. 정작 필요한 행동은 전혀 하지 않은 채로 말이다. 우리는 웃기게도 결과를 내기 위한 행동은 전혀 하지 않은 채로 효율을 높여준다는 정보에만 집착하고 있다.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그리고는 그렇게 떠다닌 것을 무슨 대단하고 꼭 필요한 일을 한 것 마냥 만족하고 그렇게 하루를 끝낸다.


중요한 것은 행동이고 실천이다. 움직여야 무언가 결과를 얻을 수 있고 결과를 얻을 수 있어야 효율도 따질 수 있다. 그리고 직접 행동하면서 느낀 것들과 생각한 것들이 있어야 이후에 다른 정보를 얻었을 때 나에게 적용할만한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도 더 빠르게 할 수 있다. 정보가 더욱 쓸모 있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일단 핸드폰을 끄고 헬스장에 가서 뭐라도 해보려고 한다. 하다 보면 변하는 게 있고 바뀌는 게 분명 있을 것이니 말이다. 그렇게 시간을 좀 보낸 이후에 다시 정보를 찾아본다면 그때는 핸드폰을 붙잡고 몇 시간씩 보내진 않을 것 같다. 그럴 필요가 없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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