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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공감할 수 있는가?

by 김횡

공감이라는 단어가 우리 삶 여기저기서 보이기 시작한 지도 이제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났다. 흔하게 볼 수 있는 만큼 우리는 서로에게 좀 더 쉽게 공감을 요구하게 되었다. 공감하는 것이 일종의 의무처럼 되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인에게 공감한다는 것은 여전히 매우 어려운 일이다. 왜 이렇게 어려울까?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내가 만약 누군가에게 밤하늘에 떠 있는 달을 가리키며 저게 뭐냐고 묻는다면 거의 99%의 사람들은 달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런데 달을 가리키며 뭐가 느껴지냐고 묻는다면 백 사람이면 백 사람이 전부 다 다른 대답을 할지도 모른다.


나는 이것이 이성과 감성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이성은 기본적으로 사람들을 모은다. 하지만 감성은 지극히 주관적인, 오직 그 개인만이 가지고 느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두 다 다른 것이 정상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공감(共感)은 당연히 너무나 어려울 수밖에 없다. 다른 누군가, 그 자신만이 가진 감정에 함께한다는 것은 도저히 쉬울 수 없다.


하지만 그렇기에 공감은 강력한 힘을 낸다. 원래는 퍼져나가야 하는 것들이 한 점으로 모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기에 공감은 무섭다.


이러한 공감의 강력한 힘을 이용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고, 그로 인해 특정한 감정이 강요가 되며 함께하지 않는 사람들을 배척된다. 감정이라는 것은 자연스러울 때 의미 있다. 그 사람이 느끼는 그대로 인정해 주는 것이 오히려 진정한 공감이 아닌가 싶다. 그러니 서로의 감정을 조금은 편하게 드러내고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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