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길냥이들의 사파리

[토순이 전성시대]

by 강마루

몇 년 전 일이다. 나에게는 가구 창고가 하나 있었다. 창고는 길게 100m 정도 되는 긴 건물이었다. 이 창고의 전체 크기는 내가 쓰는 1동, 건너편에 마주 보는 똑같은 크기의 2동 , 1,2동과 ㄷ자를 이루는 3동 , 3동 뒤에 4동. 총 4개 동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내가 사용하는 1동 창고의 뒤편은 울타리로 담이 쳐져 있었고 거기에서 엄청난 번식력을 자랑하는 넝쿨들과 개나리가 심어져 있었다. 담 바로 아래에는 3M쯤 되는 감나무가 심어져 있었고 넝쿨들은 감나무를 타고 올라와 서로가 엉켜 있었다. 여름이 되면 넝쿨들은 본 창고까지 길게 몸을 뻗어 에어컨 실외기 속으로, 다시 창문까지 타고 올라왔다.


전체 건물 주위에서 대략 20~30여 마리의 길냥이들이 살고 있었고 도로 옆 창고에서는 풍산개를 두 마리 키우고 있었다. 밤이 되면 이 곳은 자연 사파리가 되었고 길냥이들은 우리 창고 뒤에서 매일 영역다툼 싸움을 하였다. 그걸 마뜩잖아했던 나는 길냥이들을 싫어했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그 곳은 고양이들이 서식하기 좋고 햇빛이 잘 드는 따뜻한 곳으로 사람으로 말하자면 매일 죽치고 있기 좋은 스타벅스 같은 장소였다. 하지만 난 살면서 지금까지 개는 많이 키웠지만 고양이는 키우지 않았다. 나에게 고양이는 사람을 잘 따르지 않는다는 편견이 있었다.


어느 날 밤 잠을 자려는데 밖이 시끄러워 창 밖을 보니 약하고 털이 하얀 한 녀석이 덩치가 큰 호피 녀석에게 쫓겨 넝쿨 더미 꼭대기에 매달려 있었다. 상황을 더 두고 보면 안 되겠다 싶어 공방으로 가서 긴 막대기를 가져야 넝쿨을 내려쳤다. 덩치가 큰 녀석은 내 행동에 놀라 달아나 버렸다. 그때 난 일이 바빠 일주일에 한 번 집에 들어갔고 거의 창고에서 잠을 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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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순이엄마.jpg 나무 위로 쫒기던 녀석, 지금 사진을 보니 임신한 상태 같은데 그 당시는 날씬했었다.
건물배치도.jpg 창고 배치도
토순엄마.jpg 어미 고양이와 새끼 고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