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보이는 나무이야기] 15화
눈이 오면 무조건 달려갔던 만연사 배롱나무를 꽃 피는 7월에 한번 와야지 생각하다 용기를 내어 다녀왔습니다. 이곳 만연사는 배롱나무로 유명 해 졌지만 항상 설경만 생각납니다. 담양 명옥헌만큼 예쁘네요
<배롱나무의 전설>
옛날 한 섬 마을에 사룡이라는 청년이 한 여인과 서로 사랑하고 있었다.
그런데 바다에 사는 이무기가 사룡과 여인의 사랑을 질투해 훼방을 놓으려고 나타났다. 사룡은 여인과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 이무기와 싸우게 되었다. 싸움에 나서면서 사룡은 여인에게 맹세했다.
“반드시 싸움에 이기고 돌아오겠소. 만일 내가 싸움에서 지면 뱃전에 붉은 깃발이 걸려 있는 것이고,
이기면 출발할 때 단 흰 깃발을 그대로 걸고 돌아오겠소.”
고 약속했다. 그날부터 여인은 바닷가 높은 절벽 위에 나가 사룡의 배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렸다.
며칠 뒤 사룡의 배가 수평선 너머로 나타났다. 차츰 배가 다가오자 가슴 졸이던 여인은 깃발부터 살폈다. 그러나 뱃전에서 나부끼는 깃발은 붉은 깃발이었다. 희망을 잃은 여인은 그대로 절벽 아래 깊은 바닷속으로 몸을 던져버렸다. 사룡이 바닷가에 도착했을 때 이미 여인은 바다에 몸을 던진 뒤였다. 고된 싸움에서 이기고 돌아온 자신을 반길 줄만 알았는데 여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다니 한스럽기 그지없었다.
뒤늦게 울면서 배을 돌아보던 사룡은 여인이 바다에 몸을 던진 까닭을 알았다. 배에 걸린 깃발이 선명한 핏빛이었던 것이다. 자신의 칼에 맞아 몸부림치던 이무기가 흘린 피로 인해 흰 깃발이 붉게 물들였던 것이다.
이후 사룡은 여인을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었는데, 이듬해 봄 여인의 무덤에서는 곱고 매끄러운 껍질의 나무 한 그루가 돋아났다. 여름이 되자 그 나무에서는 붉은 깃발에 맺힌 한을 풀기라도 하듯 붉은 꽃이 피어나 오래도록 사룡의 곁에 머물렀다.
바로 배롱나무였다.
/ 배롱나무 전설을 어렸을 때 인형극으로 보았다. 배롱나무 설경만 찍다 7월에 한번 오리라 생각했었는데 오늘 새벽 다녀왔다. 배롱나무는 한국에선 꽃이 백 일간 핀다 해서 백일홍, 줄기를 간지럽히면 간지럽게 가지가 흔들린다 해서 간지럼나무, 제주도에선 '저금탄느낭' , 일본에선 원숭이가 게으름 피우다 미끄러워 떨어진다고 '게으름뱅이 나무'라 불린다.